국산 통신장비 업계가 정부에 “KT 기간망에 외산 장비가 독점하는 것을 막아달라”라며 탄원서를 보냈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는 지난 17일 청와대, 총리실,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KT에 협조공문 형식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탄원서에서 “KT에서 시스코를 통한 기간망 업그레이드를 검토 중”이라며 “이 계획이 실행되면 국내 통신장비 제조사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KT와 시스코에 대한 민원이 있어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최근 시스코에 자사 기간망 컨설팅 사업을 맡겼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시스코가 1500억원 규모 벤더파이낸싱을 통한 기간망 업그레이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올해 초 송도에 스마트시티 사업 합작법인 KCSS를 세우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KT와 시스코는 제안내용에 대해 함구 중이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KT에 기간망 관련 제안이 들어 간 것은 맞지만 비밀유지계약서(NDA)가 걸려있는 사안이라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컨설팅 이후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향후에도 특정 벤더에 의존하지 않고 최고 품질 네트워크를 꾸미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