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하트 스팸` 차단 기능 추가
한밤중에 카카오톡 메시지가 울린다. 스마트폰을 보니 평소 연락도 뜸한 사람이 보낸 애니팡 하트다. 폰을 집어 던지고 다시 잠을 청하는데 또 카톡이 온다. 역시 애니팡 하트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다. 회의 때도, 늦은 밤에도 수시로 울리는 애니팡 `하트 스팸`에 시달린다.
현재 하루에 오가는 애니팡 하트 메시지는 1억건 정도로 추산된다. 카카오톡 하루 이용자가 2600만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1인당 4개 가량의 하트 메시지를 받는 셈이다. 물론 이는 산술적 수치고 카카오톡 친구가 많은 사람은 수십개의 하트를 시도 때도 없이 받는다.
이는 애니팡이 카카오톡 친구 관계를 바탕으로 게임을 즐기는 소셜 게임이라서다. 친구에게 하트를 보내 앱 설치를 유도하고 친구가 게임을 하면 점수로 순위를 매겨 경쟁을 촉발시킨다.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지기 마련이다.
게임을 하면 하트가 하나 줄고, 모두 떨어지면 8분이 지나야 다시 생긴다. 친구에게 하트 보내는 회수는 제한이 없다. 받은 친구는 답례로 다시 하트를 보낸다. 애니팡 이용자끼리 선의의 표현이다. 페이스북 `좋아요`처럼 친구에게 가볍게 관심을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
애니팡은 출시 두 달도 안 돼 1500만 다운로드, 200만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국민 게임이 됐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1분 동안만 진행돼 오히려 몰입도가 높다. 게임을 반복하려면 하트가 필요하다.
하트 스팸이 문제가 되자 카카오와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는 하트 차단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톡 `카카오계정`으로 들어가 `연결된 앱 관리`에서 메시지 수신 표시를 없애면 된다. 애니팡에선 순위표 자기 이름 옆의 하트를 눌러 `수신 거부`를 지정하면 된다. 하루에 보낼 수 있는 하트와 초대 메시지 개수도 각각 50건과 30건으로 제한했다.
하트가 스팸으로 인식돼 애니팡은 물론, 카카오톡 자체의 이미지를 흐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하트 스팸 문제를 풀기 위해 카카오와 협력, 최대한 고객 불편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