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빛 못 본 혁신 제품, 2013년 `핫 트렌드`로

스마트 가전, 펜 태블릿, 도킹형 노트북 등은 올해에 이어 내년 기술 시장을 주도할 핫 아이템들이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이미 20년 전 등장했다. 당시 느린 인터넷 속도, 초기 기술 수준 등으로 크게 조명받지 못하고 사라졌다. 기술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지금은 혁신적인 기기로 평가를 받는다. 최근 등장했다가 실패한 새 기술과 아이디어라도 10년, 20년 뒤엔 새 역사를 만들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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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처음 등장한 스마트 가전

가전제품에 인터넷을 접목한 스마트 가전은 이미 1996년에 나왔다. 일본 샤프와 미쓰비시 등이 TV를 시청하며 동시에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인터넷TV를 선보였다. 같은 해 대우전자(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LG전자도 인터넷TV를 판매했다.

당시 TV 업계는 돌풍을 기대했으나 시장 형성에 실패했다. 1년 반이 넘도록 국내 업체 판매대수가 1000대 수준에 그쳤다. 대우전자는 수출을 노렸으나 해외 시장 역시 열리지 않았다.

세탁기와 냉장고를 인터넷과 연결해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컨셉트는 2000년에 등장했다. 당시 LG전자는 인터넷으로 세탁 방법을 다운로드하고 세탁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세탁기 `인터넷 LG 터보드럼 세탁기`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통신 케이블로 세탁기와 PC를 연결하고 전용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다운로드하도록 제작됐다. 설치 방법, 제품 진단 정보 등도 제공해 현재 스마트 세탁기에서 제공하는 주요 정보 내용은 동일하다.

삼성전자도 인터넷을 연결한 세탁기와 전자레인지를 선보였다. 냉장고 앞면에 모니터를 설치해 TV 시청, 인터넷, 식단관리, 조리법 제공 등을 할 수 있는 제품도 공개했다.

당시 인터넷과 연결한 생활가전 산업은 일본과 홈 네트워크 표준 경쟁을 하며 기존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통신망 사업자들이 당시 초기 단계였던 초고속 인터넷(ADSL) 서비스를 PC만 지원함에 따라 인터넷 가전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 인터넷TV는 모니터 대비 해상도가 떨어진데다 느린 인터넷 속도, 조작 불편성, 높은 가격 때문에 외면받았다.

◇전자펜 태블릿은 1992년 출시

내장 배터리와 펜 기술을 탑재한 태블릿PC는 이미 20년 전인 1992년 처음 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포 펜 컴퓨팅`을 기반으로 키보드 대신 전자펜으로 문자를 작성해 입력하는 휴대형 태블릿이다.

삼성전자의 `펜 마스터 386L/20`은 9.5인치 VGA LCD를 탑재하고 무선 펜을 적용했다. 키보드 연결과 FDD 포트를 제공해 노트북과 데스크톱PC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삼보컴퓨터도 전자펜으로 전자 평판 디스플레이에 문자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인식해 문자로 변환하는 `펜 386SX`를 선보였다. 영국 EDEN과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했으며 별도의 4MB급 플래시메모리를 내장했다. 이후 2002년부터 MS 윈도XP 기반의 태블릿이 세계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윈도8 출시를 앞두고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킬러 아이템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도킹형(착탈식) 노트북·태블릿은 이미 2005년에 등장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9인치 LCD 화면을 분리해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는 `M70`을 출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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