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재정 안정성을 실물 살리는 동력으로.`
밖에서 보는 우리나라 재무 안정성만큼 보다 공격적인 실물산업·수출 경기 살리기에 정부 역할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등급 올리면서 불과 19일 만에 한국은 3대 국제신평사의 등급이 모두 상향조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스 등 유럽 재정 위기 촉발 이후 `A 레벨` 국가 가운데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등급이 같은 해에 모두 올라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가 같은 해에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신용등급이 모두 올라간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2002년에는 BBB+에서 `A-`(피치는 A)로 올라갔다. 따라서 올해 거둔 `더블A(AA)` 등급(S&P만 `A+`) 획득이 더 뛰어난 실적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신평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뒷북대응` 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아 내릴 때는 과감하고 빠르지만 올릴 때는 아주 신중한 모습이었다”며 “그런데도 199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건 사실상 당시 수준 이상의 등급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사태 때 세계가 극심한 동조 불황에 빠졌지만, 우리나라는 수출로 경제전반을 지탱하며 가장 빨리 세계 금융위기에서 탈출하는 선례를 남겼다. 따라서 이번 신용등급 상향을 외부 평가 향상이란 수치적 성과로 남기지 말고, 우리 경제 성장력을 찾는 실마리로 활용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한 금융기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아직 위기의 잔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활용하기에 따라 그 후속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수출 지원 금융 확대, 금리 정책을 통한 실물 경기 살리기 등 정책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의 신용등급 레이스는 무디스에서 출발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올렸다. 지난 4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꾼 데 이어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등급까지도 올린 것이다.
이어 지난 6일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올렸다. `AA-`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부여한 `Aa3`와 같은 등급이다. 이제는 정부가 이런 외부 평가에 실질적인 조치로 답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별 한중일 국가신용등급 비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