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이 한국의 2차전지 분리막 시장에 진출한다. 일본 업체의 국내 진출은 세계 2위의 도레이 다음으로 두 번째다. 국내 2차전지 제조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대형 섬유업체인 테이진그룹(지분 78%)은 지난해말 국내 필름업체 시엔에프(22%)와 테이진시엔에프코리아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해 충남 아산에 분리막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10일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총 1만500㎡(3200평) 규모의 생산 공장은 연간 1800만㎡(스퀘어미터)의 분리막을 생산해 삼성SDI 등 국내 업체에 공급할 방침이다. 생산은 테이진시엔에프코리아가 맡고 판매·영업은 테이진그룹의 한국법인 테이진일렉트로닉스코리아가 진행한다.
테이진그룹은 연간 8조원 매출의 일본 대형 섬유업체로 최근 분리막 코팅 기술을 개발해 세계 분리막 시장에 진출할 목적으로, 한국을 첫 사업기지로 택했다. 우선 국내 2차전지 글로벌 기업을 공략으로 사업 안정화를 꾀하고 내년부터는 중국시장 진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테이진일렉트로닉스코리아 관계자는 “급성장 중인 세계 2차전지 시장은 한국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FTA 정책이 향후 세계시장 진출에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 진출하게 됐다”며 “시엔에프의 필름 코팅 기술과 테이진 분리막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진일렉트로닉스코리아는 삼성SDI에 스마트폰 등 소형셀용 분리막을 공급할 예정이며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의 공급선 확장에도 나선다.
테이진은 보통 분리막에서 주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소재에 내열성이 높은 `아라미드`라는 재료를 한번 더 코팅한 기술로 시장 차별화에 나선다. 이 기술은 테이진 독점기술로 기존 분리막에 비해 고온 환경에서 사용해도 안전 및 내구성이 뛰어나 오랜 수명이 장점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분리막은 2차전지 4대 핵심소재로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분리막 시장이 2014년 1400억엔(약 2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2차전지 분리막 시장은 국내시장에도 일부 소재 분야에 진출한 세계 1위의 아사히카세이와 국내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2위의 도레이, 미국 셀가드 순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