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관계없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칼국수. 밀가루가 귀했던 시절에는 특별한 국수 요리로 대접받았다.
밀가루를 반죽해 칼로 가늘게 썰어 국물에 끓여내는 간편한 조리 방식의 칼국수지만, 사골·멸치·조개 등 여러 가지 재료로 국물을 낼 수 있어 다양한 맛으로 변신한다. 해물 버섯 고기 등 함께 끓여내는 재료를 차별화해 더욱 깊고 풍성한 맛을 내기도 한다. 다양한 맛으로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은 칼국수 맛집을 소개한다.
할머니 칼국수(서울시 종로구 돈의동, 02-744-9548)는 2대째 대를 이어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전통의 칼국수 전문점이다. 멸치로 국물을 내고 면은 아침과 저녁 두 차례 반죽을 해 24시간 숙성한 밀가루를 뽑아 사용한다. 김과 파를 듬뿍 얹어 내며 구수한 맛으로 유명하다. 수제비 알을 넣은 칼제비와 기본 칼국수, 두 가지 메뉴만 있다. 면을 따로 남겨 곁들인 양념장에 비빔면처럼 비벼 먹으면 별미다.
소호정(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02-579-7282)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로 가 칼국수를 요리했던 김남숙 사장이 운영한다. 대표 메뉴 국시는 한우로 국물을 내 진한 맛을 자랑하고 면과 고기는 부드러워 후루룩 넘기기 좋다. 기본 반찬으로 배추김치와 부추김치, 깻잎반찬이 나온다. 한우 국밥도 인기다.
임병주 산동 손칼국수(서울시 서초구 서초2동, 02-3473-7972)는 조개 육수를 낸 칼국수를 맛볼 수 있다. 해감이 잘 된 바지락을 듬뿍 넣어 조개 육수를 내고, 매일 아침 손수 빚는 국수를 넣어 만든 손칼국수가 대표 메뉴다. 평양 스타일의 왕만두와 냉면, 보쌈과 왕족발도 준비돼 있다.
강남교자(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02-536-4133)는 전 명동교자 조리장이 오픈한 곳이다. 진하게 우려낸 닭뼈 육수에 부드러운 면을 더한 칼국수와 만두가 대표 메뉴다. 마늘향이 진한 김치도 인기다. 면과 국물 모두 무한 리필된다.
엘림들깨수제비칼국수(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02-996-2583)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들깨칼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쓰지 않고 함초로 간을 하며 모든 메뉴에 보리밥과 수육이 함께 나온다.
분당칼국수(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031-703-1977)는 맑은 국물에 매생이를 풀어 끓여 내는 칼국수로 유명하다. 클로렐라가 들어간 초록색 만두피로 빚는 왕만두와 통통한 면을 넣고 걸쭉하게 끓여 낸 팥칼국수도 인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