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저온폴리실리콘(LTPS) 및 산화물반도체(옥사이드) 기판 공정 투자에 나서면서 열처리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비정질실리콘(a-Si) 박막트랜지스터(TFT)와 달리 LTPS와 옥사이드 TFT는 고온의 열처리 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조만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열처리 장비 발주를 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전반적인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LTPS와 옥사이드 기판 전환 투자는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5.5세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패널을 LTPS 기판으로 양산 중이며, 향후 추가하는 라인도 LTPS 공정이 될 전망이다. 또 대형 TV용 AM OLED 패널 양산을 위한 8세대(2200×2500㎜) 라인도 LTPS 기판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소형 LCD 패널 양산에 일부 LTPS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확대하기 위해 6세대 LTPS 전환 투자를 시작했다. 또 고해상도 LCD 패널과 대형 AM OLED 패널에는 옥사이드 공정을 적용할 예정으로, 투자 규모는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중국 패널업체들도 AM OLED 양산을 위한 투자는 다소 늦추더라도 LTPS와 옥사이드 투자는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공정에 대한 장비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LTPS는 실리콘을 300℃ 이상 고온 열처리를 통해 결정화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옥사이드도 고온 열처리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다. 이 때문에 두 공정 모두 열처리 장비인 오븐이 필수적이다. 한 라인마다 3~4가지 열처리 공정이 필요하며, 대형 장비는 100억원 정도의 고가여서 열처리 장비만 최소 수백억원에 달하는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는 첨단 공정인 만큼 장비도 국내 기업의 활동이 독보적이다. 국내 장비 기업은 유리가 상하지 않도록 온도를 꾸준히 균일하게 올려주거나 동시에 여러 장의 유리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패널 업체들에게 장비를 공급했다.
테라세미콘은 고온에서 균일하게 기판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5.5세대(1300×1500㎜) AM OLED 라인용으로 열처리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비아트론은 열처리 챔버를 일렬로 배열해 온도를 단계별로 균일하게 올릴 수 있는 인라인 장비와 장시간에 걸쳐 온도를 올리는 배치형 장비를 모두 보유한 점을 내세우고 있다. 탑엔지니어링도 열처리 장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이 업체는 열처리 장비를 LCD 디스펜서를 잇는 주력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정질 실리콘 기판에서는 열처리 수요가 많지 않았지만, LTPS와 옥사이드 투자만 살아나면서 열처리 장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전문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몇몇 장비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