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을 길들이는 것이라고 어린 왕자는 말한다. 내가 상대방을 길들이는 것은 내 생각을 일방적으로 상대방의 사고방식에 동화시키는 세뇌가 아니다. 오히려 길들인다는 것은 인식과 관심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식견을 나누는 인연을 맺는 것이다. 관계를 맺고 책임진다는 것은 인식과 관심의 공동체 속에서 피어나는 향기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두가 공동체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책임은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지는 `부담`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관심과 배려다. 책임정신은 나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의 아픔도 이해하고 포용하며 인정하는 미덕이다. 내가 먼저 책임지는 솔선수범 위에 주인정신의 미덕은 발휘된다. 주인은 항상 손님보다 주도적이고 책임정신이 강하다. 내가 내 집의 주인이라면 내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행복을 책임져야 하듯이, 내가 이 회사의 주인이라면 나와 함께 한솥밥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을 책임져야 한다.
내 일의 주인이자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일과 인생에 투철한 책임정신이 올곧게 흐른다. `내 일(my job)`을 하는 사람은 `내일(tomorrow)`을 위해 어제와 다른 자세와 태도로 임한다. `내 일`을 주인정신으로 해내는 사람만이 가슴 뛰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
어떤 조직에서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주인은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주인의 권위는 손님을 맞이하는 마음 깊은 배려와 관심 속에서 세워진다. 어렵고 힘겨운 일에 직면할 때 주저없이 먼저 나서는 솔선수범의 용기 속에서 주인정신의 아름다움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진정한 주인은 불필요한 권위에 호소하지 않으며 주인행세를 하지 않는다. 주인은 주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가운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주변까지도 책임지는 삶의 주체다. 주인정신은 열정을 낳고 몰입을 촉진한다. 주인정신이 생기면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방법을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모색하기 시작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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