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대표 정철길)는 신년 사업계획 발표에서 올해를 `국내를 넘어서, IT서비스 그 이상으로의 진화(Beyond Domestic, Beyond IT Service Transformation)`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글로벌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해외 지사도 설립했다.
초창기 미약했던 해외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차별화 노력과 신규 시장 진출로 `IT서비스 개척자`의 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사업 체계 정비…괄목할만한 해외 성과=SK C&C는 2005년 글로벌 시장에 첫 진출 당시 연 6억원에 불과하던 해외 매출액이 지난해 942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512억원을 달성했다. 2005년 해외 시장 첫 진출 이후 매년 글로벌 IT서비스 수출 품목을 발굴하며 글로벌 고속 성장세를 지켜 왔다.
사업 구도와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시스템통합(SI) 중심 글로벌 사업 구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아우르는 패키지형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중국법인 등 주요 해외 법인과 투자회사는 올해 초 `CEO 직속 조직`으로 이관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콜롬비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해외 지사를 잇달아 설립하면서 현지 장악력도 높여갔다.
SK C&C가 해외 사업에 발 디딘 이후 올해까지 진출한 글로벌 국가 수는 12개국에 이른다.
특히 남미 콜롬비아 지사를 거점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등의 신규 공공 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다. 몽골과 중국,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사우디는 물론이고 북미를 잇는 글로벌 IT서비스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수출 비단길 개척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각오다.
◇차별화된 사업 창출로 위기 타파=SK C&C는 우편물류와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소방방재, 통계시스템 등 전자 정부와 통신·금융 IT 등 전통적인 IT서비스 분야는 물론이고 모바일 결제, 전자지갑, 모바일 마케팅 등 모바일 커머스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실제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TV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시작된 SK C&C의 해외 사업은 낮은 인지도와 글로벌 업체들의 견제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차별화된 사업을 고민했고 쓰나미와 태풍 피해로 고통 받는 동남아 지역으로의 소방방재 시스템 수출에 힘을 기울였다. 이 노력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첫 성과로 2008년 23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쓰나미 조기재해 경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 필리핀 재해방지 조기경보 및 대응시스템 구축 사업도 진행했다. 또 몽골 관세청 전자무역시스템과 국가등록정보 완비사업, 방글라데시 통계청 시스템 등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전자정부 수출을 전방위로 확대해 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개척 정신은 잊지 않았다. 중앙아시아 지역이 광대한 영토와 낮은 인구 밀도 탓에 우편이나 화물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우편물류 시스템을 선제안 하는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해 나갔다. 2008년 IT서비스 불모지로 불렸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카자흐스탄 우편물류시스템과 아제르바이잔 ITS시스템 구축 사업에 성공하면서 새 장을 열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 1200만달러 규모의 몽골 울란바토르시 ITS 사업에 이어 2010년 중국 심천시 ITS 종합 설계 사업도 손 안에 넣었다.
이렇게 시작된 SK C&C의 ITS와 우편물류시스템은 지속적인 글로벌 수출 성과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IT서비스 수출 유망품목으로 성장했다. 카자흐스탄의 우편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키르키즈스탄 우편 물류 현대화 컨설팅 사업도 수주했다.
올해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발주해 SK C&C가 수주한 100만달러(11.6억원) 규모 `주소등록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한국형 도로명 주소 정보시스템이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다.
◇금융·교육 시장 진출로 신성장 동력 확보=SK C&C는 금융 IT 수출에도 힘을 쏟아 지난해 태국 최대 토종 생보사인 태국생명(Thai Life)의 로열티 프로그램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태국 금융권 최초로 생명보험 고객 대상 멤버십·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대학 역사상 최초 e러닝 사업을 수주하는 등 아랍 교육정보화 시장에도 진출해 신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진다. 지난해 5월 구글이 세계적 관심 속에 선보인 구글 월렛(지갑)의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반 기술인 신용서비스관리(TSM) 솔루션을 제공한 곳이 바로 SK C&C다. 이어 불과 한 달도 안돼 미국 선불카드 시장의 60% 점유율을 자랑하는 북미 최대 선불카드 전문기업 인컴(InComm)과 모바일 커머스 공동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TSM과 모바일 월렛, 모바일 마케팅 등을 포괄하는 종합 m커머스 솔루션 `코어파이어(CorFire)`를 바탕으로 북미 지역은 물론이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0년에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이 중국내 8개성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융합거래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수행한 데 이어 지난해 카자흐스탄 m애플리케이션 컨설팅 사업, 우즈베키스탄 m결제 컨설팅 사업, 방글라데시 m애플리케이션 컨설팅 사업 등을 수주하며 모바일 시장 확대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위정식 SK C&C 글로벌영업본부장(상무)은 “다각화된 사업 경험을 쌓아 근본적 해외사업 역량을 높이고 우리가 가진 강점과 수요 국가 시장의 요구를 매칭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C&C의 해외 매출액과 전체 매출액 추이 (단위:억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