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중앙우체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소피아의 젊음의 거리. 이곳에는 소피아대학교 학생을 비롯해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눈다. 거리 주변에는 일명 `책 거리`라는 거리가 있어 소피아 젊은이들이 읽고 보는 모든 책들이 거리에서 판매된다. 아주 오래된 헌책부터 최근 발간된 책까지 모든 책들이 있다.
이 거리에 젊은 사람들의 명소가 또 한 군데 있다. 한국 정부가 설립한 IT협력센터(ITCC)가 바로 그곳이다. 2010년 설립된 한국·불가리아ITCC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인터넷을 즐긴다. 누구나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육장에서는 한국 영화도 보고 문화에 대해 토론도 한다.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경제를 접한다. 이곳을 이용하는 소피아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모임`도 만들어 활동한다. 모임 활동에 참여하는 페이스북 친구가 600명에 이른다.
ITCC가 처음부터 소피아 시민들에게 명소가 된 것은 아니다. 초기 한국과 불가리아 정부간의 협력을 위해 설립되긴 했지만, 잘 활용되지는 못했다. 불가리아 국민들에게 한국이 낯설었고 정보기술(IT)은 큰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윤재홍 불가리아ITCC 센터장은 “ITCC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작년 6월부터 한국 영화를 상영했다”면서 “이제는 팬클럽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스스로 영화를 결정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ITCC는 불가리아 국민에게 한류를 소개하는 역할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불가리아의 전자정부나 각종 정보화 사업에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다. 불가리아 스몰리안시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SK C&C가 전자정부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정보화 사업에도 한국의 코레일과 SK C&C가 참여한다. 윤 센터장은 “불가리아 자체만 놓고 보면 정부 예산이나 시장규모가 작을 수 있지만, 이곳에서 구축사례를 만들어 유럽연합(EU) 시장을 진출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다”고 강조했다.
소피아(불가리아)=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