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직수입 기준 완화를 골자로 하는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놓고 가스업계가 양분됐다. 한국가스공사에서 LNG를 공급받아 도시가스업만 영위하는 업체들은 시행령 개정에 강력히 반발하는 반면 도시가스업·발전사업·LNG도입사업을 병행하는 대기업 가스업체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2일 지식경제부와 가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LNG 직수입 등록 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가스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은 `30일분에 해당하는 양과 액화한 것을 기준으로 10만㎘ 중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것`으로 돼 있는 종전의 자가소비용 LNG직수입자 등록 요건 가운데 10만㎘ 부분을 삭제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이유로 “자가소비용 직수입자에 대한 LNG 수출입업 등록 요건을 도시가스사업자와 동일하게 개정해 등록 요건 적용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NG 도입 기간사업자인 가스공사 노동조합과 도시가스 공급이 주사업인 10여개 도시가스업체 노조는 개정안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등록 요건이 완화돼 기존 LNG직수입자 외에 추가로 대량의 LNG를 소비하는 산업체와 발전소 등이 직수입에 나서면 그동안 도시가스업체들이 공급해 왔던 LNG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발전사업자와 대형 산업체는 물론이고 완화된 시설 요건에 따른 진입비용 감소로 중소 규모 산업체로도 직수입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발전용 사업자뿐만 아니라 산업용 수요 이탈을 가속화하는 조치로 소매 도시가스업체의 사업기반 붕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 LNG가격 하향 안정세와 내년 착공 예정인 GS에너지의 대규모 저장시설은 철강, 전자, 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업종이 대거 직수입에 나설 충분한 요인이다.
이에 반해 도시가스업과 발전사업, LNG 직도입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는 GS, SK, 포스코 등 대기업 가스업체는 정부의 등록 요건 완화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사업제재 요건이 풀리면 향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가스공사 노조 관계자는 “형평성을 이유로 직수입자 최소 저장시설 기준을 폐지한다는 것은 수급안정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직수입 수요를 늘려 GS에너지의 저장기지 건설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직도입에 실패한 중부발전 등 발전사들의 직수입을 도와주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LNG 수급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수출입물량을 조정할 수 있고 가스공사가 장기수입계약을 맺은 물량이 국가 수요를 모두 반영해 맞춘 것이기 때문에 대형 LNG 수요처에서 임의적으로 LNG공급선을 변경하는 일은 생길 수 없다”며 “가스공사 노조 등의 주장은 실제와 다르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