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이노베이션 리더 / 최진엽 동원CNS 대표

동원그룹이 `스마트`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모바일오피스부터 전사자원관리(ERP)까지 IT 전반에 걸쳐 활발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업무 방식을 바꾸고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IT를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 여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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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부임한 최진엽 동원CNS 대표는 올 상반기 그룹 정보화 전략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국내 최고 수준 IT 인프라를 갖춘 동원`이란 새로운 청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기조에 맞춰 ICT 전문기업으로서 동원CNS IT사업부문의 사업구조도 개편해 그룹의 정보화 전략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외 사업에도 한층 힘을 싣는다.

◇스마트 오피스 전략부터 IT 낭비 제거까지=동원그룹은 지난 2008년 미국의 참치기업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했으며 수산업을 하는 동원산업, 식품업을 하는 동원F&B, 정보통신 및 건설업을 하는 동원시스템즈 등 다양한 전문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높은 전문성만큼 시스템도 다양하다. 유가공 등 신성장 사업을 포함해 식품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체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무의 근간이 되는 그룹 전 계열사 ERP 시스템 통합 및 표준화 작업은 올 상반기 최 대표가 그린 중장기 정보화 전략 밑그림의 기본 틀이다. 스타키스트의 IT 효율화 작업을 위해 두달간 미국에 체류하다 왔다는 최 대표는 밝은 얼굴로 긴 IT 여정을 떠나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ERP 활용도를 높이면서 영업 사원이 보다 영업 현장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의사 결정자들은 보다 빠르게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많은 혁신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ERP` 경험으로 쳤을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한 전문가다. 전자·물류·일반소비재(CPG) 및 식품 기업에서 두루 IT담당 임원 경험을 쌓았다. 가는 곳마다 초대형으로 꼽힐 만한 ERP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업무의 근간이 되는 ERP의 효율화 작업은 동원그룹 중단기 IT 운영전략의 핵심”이라며 “향후 몇 년간 각 계열사의 전 범위 업무를 하나의 ERP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보다 단순한 IT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표준화된 시스템을 사용하면 인력들의 운영 업무가 효율화되고, 현업 입장에서 선진 프로세스를 채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무 영역마다 각기 개발돼 분산 사용되던 여러 시스템을 통폐합하고, 가능한 하나의 ERP 시스템을 운영하는 작업을 1순위로 삼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 있던 프로세스 변화 등 많은 문화 혁신이 동반되고 있다. 최 대표는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가 가장 중요한 핵심 요인”이라면서 “통합적인 IT를 통해 현업에 반드시 `가치`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영 혁신의 궁극적 목표”라고 단언했다.

◇모바일 전략부터 물류, R&D까지=동원F&B 유가공부문은 올 상반기 스마트폰으로 대리점, 영업사원, 주문 및 영업관리 업무를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주문 시스템`을 가동했다. 전화나 PC로 처리하던 일을 스마트폰으로 가능하게 하고, 주문 조정 및 확정도 현장에서 즉각 처리한다. 콜센터 주문에 대한 대응시간도 기존 6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됐으며 영업사원의 현장 영업 시간은 20% 이상 늘었다. 최 대표는 “프로세스 개선부터 수작업 업무의 자동화, 시스템 구조의 단순화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룹 전 계열사에 모바일 프로젝트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2015년 `스마트 오피스` 비전에 따라 모바일과 클라우드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각 계열사 스마트 오피스 인프라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동원CNS가 개발한 HTML5 기반 자체 표준 모바일 플랫폼 `넥스트-모바일`을 바탕으로 계열사별 앱 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동원CNS는 이 플랫폼을 대외 시장에도 적용해 파급력을 높이는 중이다.

동원산업은 인력에만 의존하던 창고 내 재고의 선입선출을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입출고 이력관리와 모니터링을 IT로 효율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하반기에는 전사콘텐츠관리(ECM)시스템을 통한 문서 관리 효율화도 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업무 책임과 역할(R&R)을 새롭게 정립해 현장 업무 처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물류는 물론 R&D와 영업에 걸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자입금표`를 도입한 동원F&B는 월 평균 200여개가 넘는 입금표를 수기로 처리하고 행낭을 통해 송부 후 재무팀에서 보관 및 관리해왔지만, 올해부터 모바일 기기로 입금표를 작성한 후 이메일로 이를 전송해 전자문서로 보관한다.

◇체질 변화 가속…`도약`을 위한 채비=최 대표는 동원CNS의 IT 담당 직원들에게 1년의 한 달 이상은 `현장` 경험을 해보라고 주문한다. 현업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직접 고민하라는 의도다. 최 대표는 “현장을 알아야 하고, 개선 활동도 현장에서 해야 한다”면서 “현장 업무 파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중심의 운영 철학은 최근 동원CNS가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는 대외 사업 방향에도 묻어나고 있다. 오랜 최고정보책임자(CIO) 경력을 가진 최 대표는 영업 현장에서도 `현장` 경험을 살린 소통에 한창이다. 그룹 대내 시장의 3배 이상 되는 대외 사업을 펼치고 있는 동원CNS는 공공·국방·서비스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프로젝트매니저(PM)와 개발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대학 정보화 시장에 진입해 유력 주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세웠다.

대기업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아 SW산업진흥법 개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이후에도 공공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마치 1969년 동원산업이 바다에 대한 가능성을 믿고 용감하게 뛰어들어 원양어업의 새 길을 개척하고 선구자 역할을 해왔듯, 최 대표를 만난 동원CNS의 새 항해도 시작된 셈이다. 최 대표는 “공공부문 등 대외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2015년까지 동원CNS의 매출을 2배 이상 늘려 ICT 기업으로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진엽 동원CNS 대표는

1986년 국내 한 신문사 전산기획팀으로 입사한 것이 첫 IT와 인연으로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KT, 한솔CSN, 동부아남반도체(현 동부하이텍)을 거치면서 원천 기술은 물론 통신, 물류, 제조 등 다양한 업종의 IT 노하우를 쌓아왔다.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풀무원그룹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인 풀무원홀딩스 정보기술실장으로서 그룹 ERP 통합 작업 및 IT거버넌스 수립 등을 이끌어 식품업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일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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