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선보인 SF영화 `아이언맨2`에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수트를 국가에 귀속하라는 정부청문회에 투명 스마트폰을 들고 나서는 장면이 나온다. 투명 스마트폰은 즉석에서 전면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와 양방향 통신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전송하며 정부 관계자를 꼼짝 못하게 해 모든 참석자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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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2주인공처럼 스마트폰과 스크린을 연동해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이 기술은 더 이상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스마트스크린융합연구부(부장 류원). 연구부서에서는 대형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화면을 즉각 스마트폰으로 가져와 동영상까지 그대로 구현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을 대부분 개발 완료했다. 류 원 부장은 “기술 완성도가 정상수준에 이르렀다”며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결정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향후 1~2년 이내에, 이르면 당장이라도 제품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스크린융합연구부의 핵심 연구사업은 개방형 IPTV 플랫폼과 서비스, 모바일 IPTV 등 크게 세 가지다. 54명의 연구원이 연간 140억 원 가량을 쓰고 있다.
개방형 IPTV 플랫폼은 이미 개발을 완료했다. 연구진은 캐나다에 이 플랫폼을 수출하기 위해 막바지 계약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플랫폼은 레고 형태로 만들어 호스팅 사업자가 손쉽게 방송·통신·웹 콘텐츠를 서로 융합해 새로운 웹서비스를 손쉽게 만들어내도록 설계했다. 이 때문에 통상 1년 걸리던 콘텐츠 개발기간을 최소 1주일에서 길어야 1~2개월로 대폭 줄였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맞춤형 광고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레TV에 적용했다. 소비자 취향을 파악해 나이나 선호도, 취향 등에 맞게 광고를 제공한다.
모바일 IPTV 서비스는 축구장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수만 명에 달하는 축구장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IPTV를 볼 수 있는 와이브로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멀티캐리어 단말이 모바일 IPTV의 핵심기술이다.
연구진은 기술 개발과 서비스 규격을 모두 완료했다. SKT와 KT 등 사업자가 나서 상용화하는 일만 남은 셈이다. “과제가 융합화하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연구영역을 놓고 부서 간 충돌이 가끔 발생합니다. 처음엔 IPTV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N스크린 개념으로 `스마트화`가 이루어지다보니 상호 영역 구분에 애를 먹게 되는 것이죠.”
부서 운영의 어려운 점을 요청했더니 마지못해 던진 류 원 부장의 지적이다. 그만큼 융합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얘기를 뒤집어 한 얘기다.
스마트스크린융합연구부는 `우수연구부` 상을 2년 연속 받았다. 경쟁이 치열한 ETRI 내에서 2년 연속 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이부서는 ITU-T에서 국제 표준화 활동을 하는 `에디터` 4명과 표준화 작업반 의장격인 라포처 1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부서원의 10% 가량이 내로라하는 국제 표준화 전문가인 셈이다. 표준화 전문 조직이 아닌, 기술 개발 부서로서 이 같이 `저력`있는 연구원을 상당수 보유하기는 쉽지 않다.
실적도 좋다. 이 부서는 IPTV를 개발한지 4년 만에 국제 표준만 총 8건을 확보했다. 오는 9월에는 모바일 IPTV 서비스 컨트롤 방법 등 2건의 제안서가 추가 승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로 사항에 대해 연구원들은 “작은 과제 1개나 대형과제 1개에 투입하는 잡무시간은 비슷하다”며 “작은 과제가 많은 현실에서 볼 때 잡무처리 시간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연구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과제 대형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