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필립스(Fred Philips) 학과장은 세계적 기술 저널 `테크놀로지컬 포캐스팅&소셜 체인지(Technological Forecasting&Social Change)` 편집장을 지낸 기술경영 전문가다.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근무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한국뉴욕주립대에서 기술경영학과 석사생을 가르쳤다.

-지난 반년간 한국에서 석사생을 가르친 소감은.
▲다양한 직업군에서 모이다 보니 각자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다. 전기, 신소재, 광학 관련 전문가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 및 정부기관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그만큼 기술경영학과가 지향하는 융합 수업을 펼칠 수 있었다. 학생 대부분이 주중에 일을 하고 수업을 들으러 왔다. 외국어로 학위를 따는 것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근면하고 성실하게 따라와줘 깊은 인상을 받았다.
-본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기술경영학과를 소개해 달라.
▲기술경영은 공학과 경영학을 통합한 개념이다. 기술환경, 시스템, 그리고 국가와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학문이다. 기술경영학은 모든 종류의 기술(테크놀로지)를 다룬다. 우주공학, 생명공학 등 분야는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IT가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다 보니 IT 분야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경영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공계열 학생에게 유용하다. 본교인 뉴욕주립대에서는 기술과 사회학과(DTS:Department of Technology and Society)라는 이름으로 과가 개설돼 있다. 한국뉴욕주립대에 입학할 학부생들이 공부하는 학문 명칭은 `기술시스템경영(TSM:Technological Systems Management)`이다. 한국에서 기술경영을 MOT(Management of Techonology)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경영은 1980년 미국 스탠퍼드대 윌리엄 밀러 교수가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대에 MIT와 뉴욕주립대 등도 사회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MOT와 TSM의 차이는 무엇인가.
▲MOT는 다양한 기업의 기술 관련 의사 결정 사례를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 TSM은 조금 더 광범위한 접근 방식이다. 시스템을 만들고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결과적으로 MOT는 기업이 이미 해 놓은 일을 따라다니며 분석하는 편이고 TSM은 앞으로 올바른 기술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제시하는 법을 배운다고 볼 수 있다. 접근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그 기본 토대는 동일하다.
-앞으로 입학할 학부생들이 졸업 후 기대할 수 있는 진로는.
▲기술 관련 기업, 정부, NGO에서 기술적인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를 맡게 될 것이다. 리더십 방법론 및 기업가 정신 교육으로 리더로서의 자질도 가르칠 것이다.
-뉴욕주립대의 많은 학과 중에서 기술경영학과가 가장 먼저 들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술경영은 광범위한 분야에 영향을 주는 학문이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갈 수 있는 학문이다. 한국은 높은 수준의 IT를 보유하고 있다.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도 많다. 하지만 창의력만으로 성공적인 벤처기업가가 되기에는 사회적, 경제적, 범정부적 지원 및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사회, 그리고 기업의 지원이 그 창의력을 지원해줄 수 있는 환경, 즉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고민하는 인재를 앞으로 기술경영학과가 키워 나갈 것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