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거센 경제민주화 여론과 맞물려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상장사 최고경영자의 개별 보수를 공시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 등 10명은 19대 국회에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시토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에는 공시 대상이 임원들에게 주어지는 보수 총액이 아닌 임원별 개인 보수가 명시됐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개별 성과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구체적 산정기준과 방법도 공개하게 했다. 지금까지는 사업보고서에 등기임원 모두에게 지급된 보수총액만 기재돼왔다. 사실상 상장사 여러 곳을 한꺼번에 지배하고 있는 그룹 총수들은 개별 상장사의 임원 개인별 부수가 공개될 경우, 계열사에서 받는 `오너 보수`가 사실상 유리알처럼 드러나게 된다.
미국은 지난 1992년 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영국도 2002년부터 시행했다. 일본도 지난 2010년 등기임원 중 연봉이 1억엔 이상인 경우 공시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7대, 18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여야는 법 개정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야당 측의 개정안 발의에 이어 관련 법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선진국에서 개별 공시를 한다면 우리도 그런 공시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쟁점이 될 수 있지만, 여야 정치권이 대선 자체에만 몰두한 채 관련 법 처리에 소극적으로 나서면 이번 역시 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나온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