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를 비롯한 안동과 경산, 포항 등 경북권역이 의료기기업체 집적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산업을 활성화시킬 연구개발(R&D) 및 기업지원 인프라도 탄탄해 의료기기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나노기술을 이용한 진단용 의료기기업체인 미국 FTI는 최근 경북 구미에 1200만달러(136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FTI는 지난 4월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내에 생산법인 NDD를 설립했으며, NDD를 통해 당화측정기와 초고속 정밀혈액진단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당화측정기는 입안 침의 단백질 분석으로 당뇨병 환자가 손쉽게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장비다. 또 초고속 정밀혈액진단기는 웨이퍼에 나노기술을 활용한 단백질 분석기다.
경북권역이 의료기기산업의 최적지로 꼽히는 이유는 IT 관련 산업군과 의료기관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미지역은 삼성카메라와 삼성탈레스, LG이노텍 등 광학산업과 IT 및 디스플레이 산업이 잘 발달돼 있다.
또 대구권역에는 치의과대학과 종합병원,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R&D가 구축돼 의료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이에 따라 FTI와 같은 기업투자도 속속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안동에 백신공장을 오는 2014년에 준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는 자회사인 프로소닉이 의료기기부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다음 달부터 의료용 초음파기기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튜이티브메디코프도 안동에 내년까지 260억원을 투자해 의료용 생체재료 제조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의료기기 지원기관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구미 옛 금오공대 부지에 전자의료기기부품소재사업추진단이 발족했고, 안동에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과 바이오벤처프라자가 운영 중이다. 경산에는 한방산업진흥원이, 울진에는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의료기관은 총 4700여개에 이르며, 의료서비스 종사자는 2만6000여명에 달한다. 의료기기제조업 및 의약품 분야 기업도 145개 기업에 총 88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갖춘 셈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FTI를 포함한 글로벌 의료기기업체들이 경북을 찾는 이유는 IT와 광학, 디스플레이 등 부품산업이 고르게 발달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I(Fusbien Technology Institue·대표 안세영)=2007년 4월 미국 메릴랜드 락빌에 설립된 나노기술 활용 진단용 의료기기 R&D 기업이다. 그동안 미국 표준원, 메릴랜드 대학병원과 협력사업으로 혈액분석기와 단백질 검출기를 개발해왔다. 경북 구미에 지난 4월 NDD(Nano Diagnostics & Device)법인을 설립,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개발 아이템을 활용, 당화측정기와 초고속 혈액진단기를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