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오스람 ITC 분쟁일지 LG가 오스람과의 미국 내 발광다이오드(LED) 특허 분쟁에서 국면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TV·모니터 등 LED 제품의 대미 수출 중단 위기를 차단할 수 있게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LG의 오스람 LED 특허 침해에 따른 수입 금지 대상 품목에 일부 LED 패키지만 포함하고 TV·모니터 등은 제외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ITC가 내린 특허 침해 판정에 이은 후속으로, 구체적인 수입 금지 대상 품목을 가린 것이다.
ITC는 지난해 6월 오스람이 LG전자와 LG이노텍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 앞서 오스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특정 구조의 형광체를 적용한 오스람의 화이트 LED 관련 특허를 LG가 일부 LED 패키지에서 침해했다고 판정한 것이다.
이에 문제의 LED패키지 뿐 아니라 이를 적용한 LG의 TV나 모니터 등도 대미 수출에 타격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ITC는 부품과 완제품을 분리했다. 부품인 LED에 비해 완제품의 기술적 가치와 가격 등이 높은 만큼 완제품까지 수입금지하는 것은 특허권자를 과도하게 보호하고 형평에 어긋난다며, 특허를 침해한 LED 패키지 수입은 금지하면서도 완제품은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판정으로 LG가 입게 될 피해는 사실상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 금지로 분류된 LED 패키지의 경우 일부에 국한되고 직접 미국에 수출되지 않는다. 또 TV·모니터 등 주력 완제품의 대미 수출 중단 리스크도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LG 측은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LG는 지난 6월 독일 함부르크 법원에서 오스람에 패소한 바 있어 미국 ITC 사건에서도 질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함으로써 오스람의 공세에서 벗어나 반격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ITC에 오스람을 맞제소한 바 있다.
오스람이 LG를 제소한 사건은 오는 11월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글로벌 조명 업체인 오스람은 LED가 차세대 광원으로 부상하면서 LG·삼성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신흥 주자들을 견제할 목적에서 지난해 6월부터 독일·미국·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1년 넘게 싸움을 진행 중이다.
LG는 오스람에 강경 대응하고 있지만 삼성은 다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오스람은 지난 11일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LED 기술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키로 합의했다. 나아가 두 회사는 상호 특허를 공유하는 내용의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도 이달 말 체결할 계획이다. 합의금이나 기술 사용료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스람과의 소송에서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보인 삼성전자 측은 “소송전이 소모적이어서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맺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스람은 지난 6월 국내 LED 업체인 루멘스와 특허 사용 계약을 맺었다. 오스람과 국내 기업들 간 잇단 합의가 LG와 오스람 간 다툼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