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태양광 `선택`과 `집중`

Photo Image

태양광 잉곳·웨이퍼 업체 넥솔론이 최근 일을 냈다. OCI와 협력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에 200㎿ 규모 모듈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규모만 1억달러에 이른다. 이 결정은 태양광 시장이 조만간 살아날 것이라는 넥솔론의 확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사업 영역인 잉곳·웨이퍼가 아닌 모듈 분야에 새롭게 진출했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심장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기업은 투자는 물론이고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몇몇 업체의 최근 행보를 보면 넥솔론의 선택이 이해가 된다. 한화는 독일 태양광의 상징인 큐셀 인수를 추진한다. 중국 솔라펀을 인수한 데 이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앞서 웅진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서라도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 회사 모두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태양광 사업에 집중해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한화·웅진·넥솔론이 기존 주요 시장인 결정질에 `집중하는` 전략이라면 삼성SDI·현대아반시스·대양금속 등은 박막이라는 새 분야를 `선택하는` 전략을 택했다. 세 업체 모두 고효율의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 개발에 열을 올린다. 현대아반시스가 가장 먼저 연말께 첫 번째 시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어떤 전략을 채택한 기업이 웃을지는 5년 안에 판가름 난다. 결정질 업체들은 저가로 세계 시장을 뒤흔든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원가절감 경쟁을 벌여야 한다. 박막 업체들은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광변환 효율 달성과 결정질과의 가격 경쟁이 과제로 남았다. 저가가 가장 큰 무기인 박막 업체들에 결정질 제품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은 최대 위험 요소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함께 `윈윈`하는 것이다. 파이 자체를 키우고 해외 업체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도 태양광 사업에 매진하는 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유럽·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동·동남아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려면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현명한 선택과 집중이 이어져야 한다.


유선일 그린데일리 ys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