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날아오는 승전보가 더위를 식혀준다. 5000만 국민의 청량제다. 우리 국가대표는 벌써 금메달 10개, 종합성적 10위를 뜻하는 이른바 `10-10`을 달성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한반도를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재연했다. 투지와 끈기로 무장한 선수들의 활약에 국민들은 10년 전 감동을 되새김질한다.
특히 11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의 주인공 양학선 선수는 달동네에서 철봉을 넘던 소년이었다. 남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신기술로 승부했다.
공중에서 몸을 세 바퀴 비트는 초고난도 기술이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고 시도할 엄두도 못내는 기술을 한국 선수가 개발했다. 연마한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졌다. 차원이 다른 승부였다.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국제체조연맹은 이 기술을 난도 7.4점짜리 `YANG Hak Seon`이라고 공식 등재했다.
기술과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면 금메달을 받았을 작품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게 모토로라의 초박형 휴대폰 `레이저(RAZR)`, 애플 `아이폰`이 아닐까. 이들 제품의 등장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누구도 상상 못했던 혁신으로 게임의 법칙을 바꿔놓았다.
기술과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도 양학선의 신기술인 `양1` 같은 금메달감이 많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혁신은 모방이나 부분적 수정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사고를 1080도 비틀어보자.
지금 한국 기업에 필요한 것은 빠른 추격자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보다 우사인 볼트처럼 치고 나가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다. 혁신. 20살 청년이 우리 산업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김원석 콘텐츠산업부 차장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