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S&OP vs 애플은 제품 혁신" 스티븐 스튜터만 가트너 부사장

세계적인 리서치 기업 가트너가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경쟁력은 판매&운영계획(S&OP)에, 애플의 SCM 경쟁력은 뛰어난 제품 혁신에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주 `아태지역 기업 SCM 톱15` 순위를 발표한 가트너는 1위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글로벌 SCM 톱25에서는 삼성전자를 13위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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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스티븐 스튜터만 가트너 부사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근 발표한 글로벌 SCM 톱25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애플의 순위는 제품 혁신에 의한 재무적 성과가 크게 반영된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S&OP 운영 역량과 계획 수립 역량이 단연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애플이 글로벌 SCM 톱 25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재무적 성과를 반영했기 때문으로 순수 공급망 운영 역량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의미다.

가트너가 포천 500대 기업을 분석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SCM 톱25는 재무 성과와 재고회전율, 전문가 의견 등 점수를 종합한다. 애플은 재무성과가 좋다 보니 전문가 의견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순위에 좋은 평가를 미쳤다는 설명이다.

스튜터만 부사장은 또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상위에 기록된 것은 아이폰·아이패드 등 혁신적 제품을 발빠르게 출시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제품 혁신의 지속 여부에 따라 향후 SCM 순위도 뒤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판매와 공급을 조율하는 S&OP 운영과 수요 계획에 대한 예측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톱25 순위 평가에서 미국 기업이 10위권 내를 독차지, 전문가 의견에서 자국 기업에 유리한 점수 판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선 “2년 전 이라면 그러한 평가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최근 아태지역 평가 참여자를 늘리고 있으며, 지역별로 3분의 1씩 판정단을 배치해 공평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튜터만 부사장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수요 중심(Demand Driven) SCM`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아태지역 SCM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한 현대자동차에 대해서도 “최근 수요 예측 및 감지 역량이 매우 높아졌다”며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소비자의 수요와 요구를 파악하고 빠르게 제품을 내놓는 SCM 역량이 뛰어나며, 뛰어난 디자인과 효율적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딜러 네트워크를 통한 수요 관리 역량이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스튜터만 부사장은 “현대차의 괄목할만한 해외 성과는 단지 SCM뿐 아니라 제품 포트폴리오, 이미지 제고, 품질 제고 측면 등 많은 장점을 연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유통망 확대를 통해 딜러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소비자에게 다가갔던 점이 SCM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재 기업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스튜터만 부사장은 이번 방한 기간 한국의 소비재 기업들을 방문했다. P&G, 코카콜라 등 세계적 기업의 SCM 비결을 `수요관리`라고 지목한 스튜터만 부사장은 “아모레퍼시픽도 시장 포지셔닝 역량이 뛰어나고 세계적 수준으로 매출과 사업을 성장시키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며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측면에서 역량과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P&G 등과 비교해도 아시아 지역 신흥시장 공략에 있어 시장을 간파하는 데 강점을 가졌다고 봤다. P&G는 2003년부터 구축해 온 고객중심공급망네트워크(CDSN) 역량을 기반으로 실시간 수요 예측 역량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터만 부사장은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SCM은 기업의 차별화 수단이자 지속가능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수단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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