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意味)가 심장(心腸)에 박히면 의미심장(意味深長)해진다. 재미없는 의미는 의의(意義)가 없으며, 의미 없는 재미는 재롱(才弄)에 지나지 않는다. 재미있는 의미와 의미 있는 재미라야 의미가 심장에 박히고 비로소 그 의미는 의미심장해진다.
많은 사람이 의미를 이해시키기 위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채택한다. 메시지의 논리적 구조와 의미의 차이점을 설명한다. 설명을 들은 청중은 이해는 하지만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다. 심지어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해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역효과가 날 때도 있다. 이런 일은 말하는 사람에게 신뢰가 가지 않거나 설명하는 내용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의미심장함은 논리적 설명 이전에 가슴에 와 닿을 때 일어나는 깨달음이다. 설명하려는 화두나 이슈, 개념이나 원리를 체험해봐서 알고 있거나 몸소 깨달으면서 느낀 바가 많다고 생각하면 공감이 가고 의미심장하게 느낀다.
“그 사막에서 그는/너무도 외로워/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가 쓴 `사막`이라는 시다. 나는 이 시를 보면서 시인에게 설명을 듣기 전에 가슴에 와 닿았다. 오는 10월 사하라 레이스에 출전할 계획을 세운 나에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막에 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심장이 뛰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득할 때 스스로 심장이 뛰지 않으면 듣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들 수 없다.
장황한 설명을 해도 결과적으로는 가슴으로 전하는 감성적 설득에 실패하게 된다. 심장에 꽂히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는 체험해본 사람의 느낌으로 전달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체험적 느낌 없는 앎은 상대방의 심장을 움직일 수 없다.
심장을 움직이려면 내 심장이 먼저 뛰어본 체험이 있어야 한다. 체험하지 않고도 알 수는 있지만 체험하지 않고 느낄 수는 없다. 체험적 느낌 없는 앎으로 상대를 감동시킬 수 없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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