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글로벌 스타트업 `시동`

KAIST 동문창업관 이민화홀에 들어서니 서로 다른 국적의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창업 강의를 경청한다. 30도가 넘는 더운 여름 날씨에다 졸릴법한 오후 시간인데도 흐트러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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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경 KAIST 교수(왼쪽)가 `2012 국제 기업가정신 여름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창업 관련 강의를 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KAIST가 올해 처음 개설한 `2012 국제 기업가정신 여름캠프`가 주목받고 있다. 7월 한달 간 과정으로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KAIST의 대표적인 글로벌 창업 인재 양성사업 중 하나다.

일반적인 창업 강의에서 벗어나 실습, 세미나, 특강, 문화탐방 등 전주기적으로 전문화된 창업 교육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팀별 경쟁을 통한 글로벌 리더십 역량 강화와 기업가정신 함양이 주된 교육 취지다.

이달초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팀을 이뤄 직접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마지막 주에는 직접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벤처캐피털로부터 시장성 검증 및 투자유치 등에 필요한 평가도 받도록 해 실질적으로 창업에 대한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KAIST를 비롯해 싱가포르국립대, 호주 퀸스랜드대, 덴마크 공과대 등 4개 대학 총장실 및 기업가정신연구센터 등에서 추천한 학생 3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자오 덱신씨(싱가포르국립대 2년)는 싱가포르국립대 학생들이 주도하는 기업가정신 소사이어티(NES:NUS Enterprenership Society)회원으로 이번 여름 계절학기 과정에 참여했다.

그는 “예전에도 칠레, 러시아,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진행하는 기업가정신 교육과정에 참여한 적 있다”며 “KAIST 프로그램은 다른 국가 창업 교육과정보다 기간도 길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한국의 벤처 시스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직접 프린팅 사업에 뛰어들어 용돈을 벌고 있는 그는 학교 졸업 후 부가가치가 높은 그린테크놀로지와 연계한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바브라 원스키씨(호주 퀸스랜드대 4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창업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이번 교육 과정을 통해 창업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됐다. 기업 현장을 방문하면서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고 발전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며 “학교 졸업 후 취업하더라도 이번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벤 앤드류 맥엘러씨(덴마크공과대학원 환경공학과 석사 2년)는 “KAIST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기술개발 발전과정과 창업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단순히 창업교육만이 아닌 과제를 푸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찾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민혜씨(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4년)는 올해 새로 가입한 동영상 제작 관련 동아리에 들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김 씨는 “창업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추구하는 것”이라며 “당장 창업하지 않는다 해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학생들과 3주간 지내면서 서로 친해지고, 일반 수업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창업 관련 지식을 폭넓게 배울 수 있었던 점도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송락경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단편적인 과정에서 벗어나 창업 전반에 걸쳐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앞으로 학교 교수 연구성과물 등 풍부한 리소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동문 출신 벤처기업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전파해줄 수 있는 창업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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