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북 지방의 향토 음식이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음식이 된 냉면. 한국전쟁 때 북쪽의 피난민들이 내려오면서 전파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피난민이 많이 모인 곳에 더 발달하였다. 또 지역 특색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음식으로 발전했다.
함흥냉면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냉면 맛을 가졌다. 우리가 보통 회냉면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함흥냉면이기도 하다. 전분을 많이 넣어 가늘게 뺀 면발을 매운 양념장에 비벼 먹는 비빔냉면이 대표적이며, 숙성한 회가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보통 홍어회를 얹어서 먹지만 함흥지방에서는 가자미회를 먹었다고 한다. 지역의 특색에 따라 조금씩은 바뀌었겠지만, 함흥 지방의 맛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맛집을 찾아보았다.
옛날집(서울시 종로구 예지동, 02-2267-8497)은 30여년 전통을 가진 함흥식 비빔냉면으로 유명하다. 국내산 한우로 우려낸 육수와 고구마 전분을 주성분으로 직접 반죽해 뽑아낸 가늘고 쫄깃한 면에 매콤하게 양념된 가자미회를 올린 비빔냉면이 대표 메뉴다. 가자미 회 대신 삶은 소고기 편육을 올린 고기냉면도 준비돼 있으며. 수육과 물만두도 인기다.
신창면옥(서울시 중구 오장동, 02-2273-4889)은 오장동 함흥냉면 골목에 위치한 대표적인 냉면 전문점이다. 함흥식의 비빔냉면, 회냉면, 물냉면이 고루 인기 있으며, 냉면 외에 홍어회와 만두 메뉴도 있다. 육수로 입맛을 돋구고 냉면에 양념장 반 스푼, 겨자 반 스푼, 설탕 반 스푼을 넣은 후 식초를 약간 뿌려서 비벼먹으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명동함흥면옥(서울시 중구 명동2가, 02-776-8430)은 쇠꼬리와 우족을 고아낸 육수에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면발을 사용한다고 한다. 손 만두도 맛있기로 유명한데, 만두는 냉면 전에 먹어야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냉면은 서해에서 가져온 간재미회를 올린 회냉면이 인기다.
배덕현 함흥냉면(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02-543-3520)은 40년 이상 경력의 배덕현 쉐프가 만드는 냉면 전문점이다.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열무냉면, 왕만두 등이 있다.
함흥곰보냉면(서울시 종로구 인의동, 02-2267-6922)은 역사가 오랜 곳인 만큼, 손님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고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면발이 쫄깃하며, 매콤한 양념 덕분에 회의 비린내도 거의 나지 않고, 고명으로 올라간 오이, 배, 무절임은 시원함을 더해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