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아이들이 위쪽으로 뛰어 올라가며 장난치는 모습을 가끔 본다. 이때 아이들이 열심히 걷더라도 에스컬레이터 자체가 내려가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뒤로 밀리게 된다. 위로 올라가려면 정말 열심히 내달려야 한다. 이런 현상을 `레드퀸 효과(Red Queen Effect)`라고 한다.
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 격인 `거울나라의 앨리스`라는 소설에서 유래한 말이다. 앨리스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자리에 머물자 이상한 나라의 여왕인 레드 퀸은 “이곳에서 제자리에 머물려면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한다. 어디든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 자체가 변하기 때문에 제자리에만 머물려고 해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레드퀸 효과는 1973년 미국 시카고대의 진화학자 리 반 베일런은 생태계의 쫓고 쫓기는 평형 관계를 `레드퀸 효과`라 일컬었다. 오늘날 기업경쟁구조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도로 위에서 달리는 사람은 영원히 레드퀸 효과를 벗어날 수 없다. 죽을 때까지 달려야 한다. 남보다 더 빨리 달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어제보다 그리고 남보다 더 빨리 질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PUMA라는 브랜드를 따라가는 PAMA, JANA, IMMA, CHIMA, PINA 브랜드가 있다. PUMA의 패러디 로고는 PUMA의 본질과 속성을 따라잡을 수 없다. PUMA가 파마(PAMA)를 하고 잠을 자거나(JANA), 치마(CHIMA)를 입은 PUMA를 때리면서 임마(IMMA)하거나 피를 흘려도(PINA) 여전히 PUMA를 이길 수 없다. PAMA, JANA, IMMA, CHIMA, PINA는 모두 PUMA가 간 길을 뒤쫓아 가는 길, 즉 도로(path) 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PUMA를 이길 수 없다.
PUMA를 능가하기 위해서는 PUMA가 걸어가지 않은 전혀 다른 길(way)을 가야 한다. 레드퀸 효과를 벗어나는 방법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다. 길 밖의 길을 가는 것이다. 길 밖의 길에서는 남과 비교하며 달릴 필요가 없다. 어제의 나와 비교해서 어제와 다른 방법으로 오늘을 걸어가면 내일도 바뀐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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