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불안이 지속하고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로 증시가 혼조세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축소된 정체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IT와 자동차가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17일 코스피는 사흘째 상승세를 탔지만, 동력은 크지 않았다. 여전히 불확실성과 경기 우려가 깊게 자리하고 있는 탓이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을 예로 들며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에 대한 기대치가 올초 4.4% 증가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실적 추정치가 하향조정되는 기업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도 눈높이가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0대그룹 가운데 7곳은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가 작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화(-53.5%), 롯데(-36.8%), 현대중공업(-35.7%) 그룹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러면서 증시전문가들은 주가가 싸거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지수는 1800선에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공매도 강세로 하락폭이 컸던 IT와 자동차 등이 향후 이익성장이 기대된다”며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김중원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기업이익이 하향 조정 추세인 만큼 이런 상황에서는 원가하락 등으로 수혜를 받는 업종과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한 만큼 10% 안팎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채권형 펀드와 ELS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사항이다.
정은수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는 “하반기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대규모 만기도래가 예정된 데다 미국과 유럽 역시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재정 감축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쉽사리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와 인플레이션펀드, ELS 등은 완만한 경기 회복기에도 10% 안팎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며 “채권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권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