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DVR 제품이 해외 방송장비전시회에서 발생한 장비 도난 사건의 범인을 곧바로 현장에서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 화제다.
제품 우수성이 확인되면서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와 제품 공급 계약도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화제의 주인공은 DVR 제조업체 랜티스(대표 김용훈)다. 랜티스는 고화질 터치방식 CCTV용 DVR시스템 `LSS(랜티스 보안 시스템)` 시제품을 들고 지난 4월 미국서 열린 국제방송장비 전시회 `NAB 2012`에 참가했다.
도난 사건은 전시회 둘째날 랜티스 옆 부스에서 발생했다. 랜티스 부스에 시연용 고화질 LSS가 설치돼 있는 것을 몰랐던 범인은 옆 부스에 전시돼 있던 고가의 방송용 카메라를 훔쳤다. 전시 주최 측은 랜티스에 부탁해 녹화된 영상에서 범행 모습과 인상착의를 파악, 하루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특히 범인 인상착의와 신분 확인에 랜티스 제품의 뛰어난 화질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간단히 돌려볼 수 있는 사용 편의성도 범인 인상착의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일반 DVR 저장 영상은 성별이나 키, 대략적인 나이, 복장 등을 통해 범인의 윤곽 정도만 파악할 수 있는 반면에 랜티스 DVR 저장영상은 헤어스타일 등 범인의 얼굴을 선명하게 나타냈다. 범인의 목에 걸린 출입 배지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정도였다.
랜티스 DVR는 동급 카메라 사용 기준으로 기존 DVR보다 4~10배 높은 고해상도의 영상을 촬영, 저장, 검색할 수 있다. 기존 DVR의 픽셀 수는 704×480이지만 랜티스 DVR는 풀HD 해상도인 1920×1080이다.
이외에도 스마트기기와 유사한 풀터치 방식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갖춰 작동 편의성이 높다. 모니터상에 나타난 모든 화면의 설정부터 선택·확대, 각도 조절 등을 손가락으로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랜티스는 월마트 공급에 앞서 100여대 1억5000만원어치 물량을 선주문받아 현재 제품을 제작 중이다.
김용훈 사장은 “기존 DVR는 100페이지가 넘는 사용 설명서를 읽고 이해해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일반인은 CCTV를 설치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었다”며 “LSS DVR는 고해상도의 장점과 함께 사용자 매뉴얼 없이도 스마트기기처럼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