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대한민국편지쓰기대회
편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안부·소식·용무 등을 적어 보내는 글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편지를 이렇게 단순하게 정의하기에는 개운하지 않다. 편지는 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편지의 매력은 마주 앉아 도란도란 대화하는 형식의 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닌 쓰는 사람이 들려주는 대화다. 결국 편지란 정이 담긴 나의 목소리를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글로 적어 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론 정을 담은 따뜻한 편지는 천만금의 돈보다 가치 있고, 높은 명예나 지위보다 더 값질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2000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대한민국편지쓰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강선씨의 편지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에게 보내는 며느리의 고백이다. 결혼 직후 국수를 어떻게 삶아야 하는지를 몰라 분식집에서 배달을 시켜 불어터진 국수를 시댁식구들에게 대접하던 철없는 며느리. 이제는 김치도 직접 담그고 된장·간장도 담가 먹을 수 있는 살림꾼이 됐다. 철없는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해 주시던 시어머니가 곁에 계신 덕분이다.
이씨는 시어머니가 파킨슨병에 걸려 5년이나 앓아 오신 요즈음 시어머니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왜냐하면 `어머니께 잘 해드리고 싶은 나`와 `어머니께 무심히 하고 싶은 나`가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시어머니에게 향하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고 고백했다.
시어머니의 지혜를 지키고 싶은 이씨는 “파킨슨병을 5년이나 앓아 오신 시어머니의 연세가 여든을 훌쩍 넘기고 보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며 “옛날처럼 퇴근 후에 어머니의 눈을 마주보며 다시 재잘거릴 날을 하루라도 당겨보도록 노력 하겠다”고 적었다. 편지 원문은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편지쓰기대회에서 초등부 저학년(1~3)는 최형우(대구동일초 2), 고학년(4~6)은 김나희(대구남도초6), 중등부는 임성빈(청주동중3), 고등부는 박한솔(선양한국국제학교12)이 각각 대상인 지식경제부장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