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업계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융합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ESS의 협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LG화학, 현대중공업에 이어 한화가 ESS 시장에 진출했다. 한화솔라원은 미국 ESS 기업 사일런트파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태양광과 ESS를 연계한 패키지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철 한화솔라원 경영총괄 상무는 “에너지저장이 재생에너지의 모든 잠재력을 깨우는 필수 요소라는 사실을 소비자를 통해 알게 됐다”며 “한화솔라원은 이번 사일런트파워와의 협력과 같이 집중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 태양광 경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SS는 전기 생산이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원의 단점을 보완하는 저장설비다.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한 태양광의 단점을 보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건물용 태양광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건물용 태양광 설비는 규모가 비교적 작기 때문에 ESS 용량이 크지 않아도 쉽게 결합할 수 있다. 반면 풍력과 같이 규모가 큰 신재생에너지원은 그만큼 대용량의 ESS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린다.
태양광과 ESS의 시너지 효과에 먼저 주목한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태양광 사업을 이관 받은 후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모델을 제시했다. 이미 대구와 제주도 실증단지에 태양광과 ESS를 결합한 가정용 시스템을 설치해 성능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삼성SDI가 ESS를, 니치콘이 관련 시스템을 공급하고 교세라가 태양광 모듈을 결합해 가정에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SDI 고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ESS와의 융합으로 시장확대를 꾀해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며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태양광+ESS` 융합모델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독일 태양광 업체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LG화학의 ESS를 IBC솔라의 태양광발전시스템에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태양광·풍력 사업 관련 ESS 기술 확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진출한 태양광·풍력 사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ESS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호·유선일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