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출신 예비창업자 나상근 씨는 재직시절 경험을 살려 미끄러지지 않는 환경미화원 빗자루 손잡이를 개발,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시제품제작터 문을 두드렸다. 별다른 비용부담 없이 전문가 도움을 받아 시제품 제작을 마친 그는 지금 투자유치를 위해 제품 생산업체와 협의 중이다.
또 다른 예비창업자 김덕수 씨는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할 수 있는 전자식 스케이트보드를 개발하던 중 시제품제작터를 찾았다. 전문가들과 상담 끝에 디자인 개발을 마치고 설계 작업에 돌입한 그는 이곳에서 시제품 제작과 내구성 테스트까지 지원받아 제품을 완성할 계획이다.
경기중기청이 지난 5월 말 문을 연 시제품제작터가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도우미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소한지 불과 40여일 만에 26개 업체에 56건에 이르는 디자인·설계·시제품 제작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금도 5개 업체가 11건 지원을 신청해 서비스하고 있다. 진행 중인 지원사업을 포함하면 그동안 하루에 1.7건 이상의 서비스를 지원한 셈이다.
서비스 이용 기업은 창업 3년 미만 신생기업과 예비창업자가 48%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시제품 제작 서비스가 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행 중인 11건 가운데 8건 역시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이다.
경기중기청 시제품제작터는 중소기업에 저렴한 비용으로 시제품 제작을 지원해 주는 곳이다. 예비창업자와 창업 3년 이내 중소기업은 민간업체의 60% 수준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다.
경기중기청 1층 1300㎡(390평) 규모 공간에 들어선 시제품제작터는 CNC머시닝센터와 RP 쾌속 조형기, 3D 스캐너 등 고가의 전문장비를 갖췄다. 이곳에는 5명의 전문가가 상주하며 디자인 상담부터 설계와 목업 제작, 성능평가, 품평회,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시제품 제작을 위한 모든 단계를 원스톱으로 지원해 준다.
하반기에는 대학생이나 일반인이 스스로 제품을 만들고 창업의 꿈을 실현하는 공간과 장비를 제공하는 DIY(Do It Yourself) 제작소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500㎡(150평) 규모 별도 공간을 마련, 프로토타입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탁상용 선반과 핸드드릴 등 각종 공구와 범용 설비 49세트를 도입했다.
올해는 장비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민원인이 무료로 기술교육을 받고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8월 초에 공동작업실 문을 열 예정이다. 내년 3월께 기계가공실을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DIY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김병근 청장은 “지난 5개월간 중소기업 건강관리 시스템을 통해 599개사(852건)의 요청을 접수, 이 가운데 447개사(726건)에 맞춤형 처방을 실시했는 데 자금 분야 처방이 전체의 35.4%로 가장 많았다”며 “시제품제작터를 통해 자금력이 부족한 예비창업자와 3년 미만 기업에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살려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