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S 기본 기능 포함…각종 편의기능은 차별화
5인치 스마트폰이 최근 잇따라 구글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는 5월 22일, LG전자 옵티머스뷰는 6월 30일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특징은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 업그레이드를 기본으로 하고, 제조사의 특화성을 살린 업그레이드 서비스팩이 추가로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위트, LG전자는 밸류팩이라는 이름을 각각 붙였다.
물론 이들 업그레이드팩은 모두 페이스 언락과 근거리통신기술(NFC)을 이용한 안드로이드빔, 셔터를 누르면 곧바로 촬영하는 제로셔터랙 등 ICS 기본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S펜과 S메모 등 주로 펜을 이용한 메모 기능에 중점을 뒀다면 LG전자는 퀵메모, 노트북 등 메모 기능은 물론 자체 개발한 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까지 강화했다. ICS 업그레이드를 마친 두 제품을 직접 비교해봤다.
◇ 양쪽 팩 모두 공들인 메모 기능 = 업그레이드를 마친 옵티머스뷰는 어떤 앱을 실행하더라도 본체 왼쪽 위 퀵메모 버튼을 누르면 메모 기능을 곧바로 쓸 수 있다. 화면을 터치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
갤럭시노트는 어떨까. 바탕화면을 길게 누른 다음 위젯 추가 화면에서 S메모를 선택하니 그림이나 글자, 그림이나 음성을 첨부할 수 있는 버튼이 나타난다. 이 버튼을 누르면 여러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원하는 모드로 메모가 가능했다. 하지만 메모 기능이 S메모 앱을 거쳐야만 작동하는 건 변함이 없다.
다시 옵티머스뷰. 퀵메모 화면을 자세히 보니 펜 종류나 색상을 고를 수 있는 퀵메모 툴바 아래에 작은 버튼(∧)이 생겼다. 이 버튼을 눌렀더니 퀵메모 툴바가 위로 확 올라가며 자취를 감춘다. 물론 메모 도중 펜 종류를 바꾸고 싶다면 화면에 표시되는 ‘∨’ 버튼을 눌러 퀵메모 툴바를 꺼낼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는 여전히 툴바를 숨길 수 없고 전체 화면을 이용한 메모도 불가능했다.
옵티머스뷰에서 노트북 앱을 실행해 봤다. 업그레이드 전에는 커버를 5개만 쓸 수 있었지만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기자기한 커버 5개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맨 오른쪽이 보이는 `+` 버튼을 누르니 갤러리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그림을 선택했더니 노트북 커버에 방금 전 고른 그림이 나타난다. 폰 안에 저장된 거의 모든 사진 그림파일을 자유롭게 커버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갤럭시노트도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S노트` 앱을 추가했다. 단순히 글자나 그림만 그리던 것에서 벗어나 미리 제공되는 기본 양식 7개 중 원하는 양식을 골라 쓸 수 있게 만들었지만 커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옵티머스뷰 노트북 앱을 실행한 다음 화면 아래 팔레트처럼 생긴 버튼을 눌러 보니 확대 창이 뜬다. 기본 제공되는 러버듐 펜이 아닌 손가락을 이용해도 잔글씨를 입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에 작은 글씨를 입력해야 할 때 편리해 보이는 기능이다.
갤럭시노트 S노트는 어떨까. 도형 인식 모드를 이용하면 손으로 그린 도형을 자동으로 알아차려 반듯한 도형으로 바꿔주는 데다 수식을 입력한 다음 `검색` 버튼을 눌렀더니 이공계 검색엔진 `울프램알파`에 접속해 계산값과 그래프를 보여준다.
옵티머스뷰와 갤럭시노트 모두 메모 기능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줄 때는 그림 파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림 파일로 전송할 경우 받은 사람이 임의로 내용을 바꾸거나 고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업그레이드를 마친 후는 어떨까. 옵티머스뷰는 노트북을 오래 누른 다음 `공유-이메일`을 선택하니 PDF 파일로 전송이 가능했다. 갤럭시노트는 `내보내기`를 선택하니 기존 `JPG` 이외에 `PDF` 파일이 추가되어 있다. 그 밖에 갤럭시노트는 그림을 그리는 모든 과정을 녹화해서 볼 수 있다. 녹화한 파일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 각종 편의기능은 ‘옵티머스뷰’ = 메모 외에 편의 기능에서도 두 스마트폰에 큰 차이를 보인다. 음성인식 기능만 해도 그렇다. 옵티머스뷰는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능형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본체 위쪽에 있는 퀵메모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작동하는 이 기능은 토막토막 끊어진 단어뿐 아니라 `금요일 오후 일곱시에 강남에서 약속`처럼 긴 문장도 제대로 알아들을 정도로 인식률이 뛰어나고 앱도 음성만으로 실행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는 아직 갤럭시S3에서만 쓸 수 있다.
ICS는 기존 안드로이드 화면 잠금 방법인 슬라이드, 패턴, 비밀번호 외에 추가로 얼굴 인식을 추가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패턴 그리기다. 옵티머스뷰는 안드로이드 순정에는 없는 기능인 패턴 위치 크기 조절 기능을 넣었다. 패턴 옆에 보이는 버튼을 누르면 왼쪽, 중앙, 오른쪽 등 이용하기 편한 위치로 패턴을 옮길 수 있고 위치에 따라 크기도 바뀐다. 갤럭시노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다.
5인치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한 손으로 스크린 키보드를 누를 수 없다는 것. 특히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두 손을 이용해야 한다. 갤럭시노트와 옵티머스뷰 모두 이런 불편함을 덜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옵티머스뷰는 키보드가 있는 곳에서 손가락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면 한 손으로 치기 좋은 크기로 키보드가 축소된다. 빈 공간에 생긴 〈·〉 버튼을 누르면 다시 키보드가 원래 크기로 돌아온다.
갤럭시노트 역시 비슷한 기능을 담았다. 키보드 설정에서 `한 손 조작 모드`를 활성화하니 옵티머스뷰와 마찬가지로 키보드 길이가 줄어든다. ◀·▶ 버튼을 누르면 키보드 위치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키보드 크기를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을 찾을 수 없다. `한 손 조작 모드`를 다시 끄니 그제야 원래 크기대로 돌아왔다. 간단한 동작으로 키보드 크기를 마음대로 줄일 수 있는 옵티머스뷰보다 불편하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바로 화면 아래에 있는 바로가기 영역이다. 자주 쓰는 앱이나 기능을 바로가기 영역에 모아두면 굳이 앱을 일일이 찾아서 실행할 필요가 없어 편하기 때문. 옵티머스뷰는 밸류팩 업그레이드를 마치면 바로가기 영역에 7개까지 아이콘을 설치할 수 있다. 공간 제약이 있어 아이콘 그림과 글자를 함께 볼 수 있는 건 6개까지다. 하지만 갤럭시노트는 바로가기 영역을 편집할 수 없다.
◇ 갤노트 ‘기본기’ 옵티머스뷰 ‘확장성’ = 옵티머스뷰와 갤럭시노트의 업그레이드팩을 보면 안드로이드 기본 버전 업그레이드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가 기본기 외에는 메모 기능에 치중한 반면 옵티머스뷰는 단순 메모 기능 향상뿐 아니라 불편을 덜어줄 전반적인 사용감 개선에 중점을 뒀다.
물론 도형이나 수식 인식 등 일부 기능은 갤럭시노트가 뛰어나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메모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면에선 옵티머스뷰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운영체제 버전만 올리거나 혹은 인터페이스만 살짝 바꾸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기본 기능 향상만으로는 제품 차별화를 말하기 어렵다. 올 하반기에도 단순한 업그레이드를 벗어나 고른 기능 개선으로 가치를 높이는 밸류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