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6세대(1500×1850㎜) LCD 라인을 저온폴리실리콘(LTPS) 공정으로 전환한다.
세계 LCD 패널 업체 가운데 LTPS 생산 라인으로는 최대 기판 크기다. 애플 아이폰5용 디스플레이 공급 물량 확대에 대비하면서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6세대 라인에서 LTPS LCD를 생산하기 위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업그레이드 투자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연내 LTPS 공정 설비를 구축한뒤 연말께 양산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6세대 LCD 라인은 그동안 주로 대형 모니터와 노트북용 LCD 패널을 생산해왔다. 기존 비정질 실리콘(a-Si) 방식을 LTPS로 업그레이드하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애플 아이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는 해상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LTPS 공정이 적용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4세대(680×880㎜) P4 라인에서 스마트폰용 LCD를 생산해 왔다. 6세대에서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게 되면 유리 기판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된다. 6세대 기판이 4세대에 비해 4.6배 가량 넓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LTPS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해상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낮추는 양산 기술이기 때문이다. LTPS는 저온상에서 결정 실리콘을 기판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결정 실리콘에서는 전자 이동 속도가 높아져 TFT를 작게 만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빛이 통과할 수 있는 길이 넓어져 해상도가 개선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스마트기기용 중소형 LCD 시장에서 선두를 공고히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근래 일본 기업들은 중소형 LCD 시장에 명운을 걸며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재팬디스플레이(소니·히타치·도시바 합작)는 합병 전부터 중소형 라인에 LTPS 공정을 도입했다. 특히 히타치와 도시바는 LG디스플레이의 4세대보다 더 큰 730×920㎜ 기판 크기의 라인에 LTPS 공정을 구축했다. 나아가 재팬디스플레이는 5.5세대(1300×1500㎜) 라인에도 LTPS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샤프도 5.5세대 LTPS 공정을 이용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한일 LCD 패널업체들이 이처럼 LTPS 양산 경쟁에 나선 것은 이미 아이폰5 초도 주문 물량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4S까지 초기 공급 물량은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이번에는 샤프와 동일선상에서 출발했다. 두 회사 모두 1500만대 가량을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서둘러 6세대 라인에 LTPS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경쟁사들보다 앞서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업그레이드 투자는 진행하고 있지만 어떤 용도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