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내 주요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주가에 명암이 엇갈렸다.
대다수 기업이 상장 때보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업체는 글로벌 경제 위기와 국내외 시장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과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했다.
반도체 소자 전문기업 알에프세미는 대덕특구에서 가장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2007년 10월 상장 당시 공모가는 4800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성장해 5년여가 지난 현재 주가는 1만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3월 30일에는 1만355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ECM 초소형 칩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등에 장착된 마이크로폰의 핵심 부품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한다. 최근 산요 등 경쟁사들이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고품질의 마이크로폰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효 사장은 “현재 사업 분야 외에도 LED 구동 드라이버 등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추가로 개발 중에 있다”며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과거 실적보다 미래 가치를 반영해 회사를 좋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맥과 실리콘웍스의 주가도 견조한 흐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케이맥은 당시 공모가(1만4500원)보다 10% 정도 떨어진 1만2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모 직후 2만845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지만, 이후 제자리를 찾았다. 이 회사는 현재 추진 중인 반도체 및 바이오 사업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 예상 목표는 지난해(375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5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실리콘웍스는 2010년 6월 상장 당시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2만8000~2만9000원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상장 직후 한 차례 단행한 무상증자를 감안하면 당시 공모가(6만7000원) 수준은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0년 5월 당시 대덕특구에서 가장 높은 공모가(8만5000원)로 화제를 모았던 골프존은 최근 주가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주가가 공모가 절반 수준인 4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회복해 5만8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골프존은 주가 하락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를 들고 있다. 대주주가 상장 당시 시장에 주식을 내놓지 않아 물량이 적은 탓에 주가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비교 대상이 없어 잘 모르겠다는 평가를 내려 주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으니 걱정은 안 된다. 앞으로 신사업쪽 결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쎄트렉아이와 인텍플러스도 사정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쎄트렉아이 주가는 2만4000원대로, 공모가(4만3000원) 대비 60%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1만2300원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해외 사업 발주가 늦어져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온 탓이다. 오는 10월 나로호 발사를 앞두고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공모가 회복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인텍플러스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7000원) 대비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상장 직후 1만8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3235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들어 4000원대 중반을 지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자업종 불경기 영향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7%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올해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외관검사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비메모리 부문 사업영역 확장에 따라 재차 300억원대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사업 미래 가능성이 높은 회사는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게 마련”이라며 “현재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대덕특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기업들도 주가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덕특구 주요 코스닥 상장기업 주가 현황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