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기 위해 물이 필요하다. 농업용수를 논밭에 끌어오기 위해 있는 것이 양수기다. 하지만 양수기를 돌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이해가지 않는 상황이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먹고 사는 문제만큼 시급한 산업 발전을 위한 원동력인 기술이다.


우리 기술을 아프리카 개도국에 이전하는 기술사업화 전문 회사가 화제다. 주인공은 `이암허브(대표 구교영)`. 아프리카 지역을 대상으로 IP기술 사업화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개척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암허브는 구교영 대표가 지식재산(IP)전문기업 `윕스(WIPS)`와 한국타이어 특허 담당을 하면서 쌓은 IP 기술사업화 노하우를 결합한 회사다. “앞으로 삶에 가장 중요한 기술은 첫째 의료기술이고 두 번째가 농업생산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존과 직결된 기술이기 때문이죠.”
구 대표가 농업 IP사업을 선택한 순간 떠오른 건 `적정기술을 통한 현지화 전략`이다. 적정기술은 첨단기술에 비해 산업 적용에 드는 비용이 적지만 개도국 입장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필수 기술이라 수요가 크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양수기를 운용할 전기가 없는 개도국이 아프리카에는 많습니다. 그렇다고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전봇대를 세우고 전선을 잇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도 할 수 없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현지화입니다.” 이암허브는 케냐지역 물 저장소에서 60m만 물골을 터 300m까지 끌어올리는 `하이드로닉 램` 양수 기술을 전수 중이다. 인프라 구축보다 적용 비용이 저렴한 `현지형 적정기술`이다.
이암허브는 공적개발원조(ODA) 전문 IP 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 이전보다는 기술공여 개념으로 사업화 전략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암허브는 `함께 사는` 전략을 선택했죠. 수익 일부를 현지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인 사업화를 지속하자는 것이 이암허브의 경영 전략입니다.” 이암허브는 자본을 출자해 `더불어꿈`이란 무역회사도 세웠다. 기술이전 국가에서 생산된 커피콩을 수입해 우리나라에 판매한다. 마진의 10%는 현지 농장에 재투자한다.
이암허브의 기술공여와 공정무역 사례는 현지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암허브는 지난해 8월 동남부아프리카경제공동체(COMESA)와 농업·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OMESA는 우간다· 잠비아·수단·콩고민주공화국·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21개국이 동남 아프리카 지역 안보·질서·평화를 위해 만든 경제통합체다. 이암허브는 COMESA와 공동으로 잠비아 지역을 시작으로 농업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잠비아 정부에서 60억원, 우리나라에서 4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이암허브는 COMESA 한국연락소 역할도 한다.
구 대표는 “이암허브의 기술사업화 전략은 IAMS(Intellectual Asset Management Strategy) 방법이 기본”이라며 “기술을 지식 `재산`보다는 지식 `자산`으로 인식해 공생하는 사업화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에서 가치와 생명을` 이란 이암허브 경영철학처럼 개도국에 기술의 `씨앗`을 뿌리는 IP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암허브 현황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