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용 이동통신 주파수를 롱텀에벌루션(LTE)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더 이상 가입자나 수익 측면에서 진전이 없는 와이브로 대신 빠르게 트래픽이 늘어나는 LTE망의 숨통을 틔워주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LTE 주파수 배정이 `파편화`돼 광대역화가 어려운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와이브로 활성화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와이브로 용도로 지정됐지만 아직 할당되지 않은 2.6GHz대역 40MHz폭(2575~2615MHz) 주파수를 LTE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아가고 있다. 다운로드·업로드 주파수 간 분할과 유휴대역이 필요 없는 `TD(시분할)-LTE` 용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국제적으로 TD-LTE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주파수”라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와이브로 대신 LTE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업계는 이 방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유럽을 비롯한 상당수 나라에서는 이미 해당 주파수 대역을 TD-LTE로 활용하기 위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유럽은 2500~2690MHz에 이르는 전제 2.6GHz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지정했다. 이중 2500~2570MHz·2620~2690MHz 등 140MHz는 각각 FDD(주파수 분할)-LTE 용으로, 2675~2615MHz 대역은 TD-LTE 용으로 쓰도록 했다. 2.6GHz 대역 190MHz를 와이맥스(WiMax)용으로 사용하던 미국도 TD-LTE 용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6GHz와 같은 고대역 주파수는 용량 보완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며 “저렴하게 공급할 경우 LTE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TD-LTE는 기존 FDD-LTE 방식과 장비호환이 용이하고 값싼 중국산 장비도 많이 공급되기 때문에 트래픽 폭증에 대응하는 `서브 망`으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파편화된 주파수를 LTE에 할당하면서 150Mbps 이상의 속도 구현에 필요한 2X20MHz 광대역을 보유한 사업자가 없는 점도 LTE로의 전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 이통사는 현재 800MHz·1.8GHz·2.1GHz 세 대역을 LTE용으로 쓰고 있고, 추가로 900MHz와 e850(extended 850MHz) 대역을 추가 사용할 예정이다. 한 대역에서 확보한 대역폭은 2X10MHz가 최대다.
연구소는 “향후 정부 계획을 고려하면 9개 대역 주파수를 동시에 운용하는 유례없는 파편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2G 시대에 불거진 저대역 주파수 공정분배 문제 해소에 무게를 두고 주파수를 분배하다 보니 4G 시대에 중요한 광대역화와 주파수 공조를 간과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향후 주파수 공급 시 3개 사업자가 `공조`를 통해 광대역 LTE 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시에 와이브로용 주파수를 LTE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기술 중립성`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소수의 사용자만 이용하는 와이브로 주파수 활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LTE·와이브로 주파수 배치 현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