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업계의 지난 2분기 성적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 전망이다.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긴 했지만 호조를 보이던 D램 가격 상승세가 다시 둔화된 탓이다. 다만 스마트기기 시장에 주력한 선두 팹리스 업체는 뚜렷한 실적 반등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종합 반도체 업체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당초 예상보다 하향 조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경우 매출 9조5280억원, 영업이익 1조152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낮췄다. SK하이닉스는 매출 2조580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으로 예측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양사 모두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6%, 낸드플래시 ASP는 당초 전망치 대비 10% 각각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D램 수율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출하량 상승과 미세공정 전환 등으로 원가를 개선했지만, 메모리 가격 내림세가 2분기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1.94달러까지 올랐던 D램(2GB)은 지난달 1달러까지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역시 카드와 USB 수요부진, 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2분기 동안 가격이 급락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꾸준한 호조를 띠면서 종합 반도체 업계의 전체 실적을 떠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팹리스 업계 1위인 실리콘웍스(대표 한대근)는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5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플 효과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뉴아이패드향 타이밍 콘트롤러 제품을 공급하며 이 같은 실적을 거뒀다. 패널당 부품 패키지 가격은 기존 아이패드2보다 8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반도체)·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전망 (단위:십억원)
(자료: 업계)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