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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러시아 현지 기상당국은 1천년 역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0세기 후반 이후 이런 더위가 없었다고 할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 폭염 탓에 평균 사망률도 평소보다 2배나 늘었다.
굳이 이런 사례가 아니더라도 지구는 지속적인 기온 상승 현상을 겪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이 지난 2008년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 상승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2배나 높다. 1910년과 견주면 한반도 온도는 연평균 1.5℃나 올라갔다. 같은 기간 지구 전체 평균 온도 상승폭이 0.74℃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드라지는 상승세다.
급격한 기온 상승 현상을 겪다보니 한반도의 기후 자체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바뀌는 중이다. 여름이면 열대야 현상도 잦다. 앞선 러시아의 예처럼 기온이 오르면 사망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사망과 기온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기온이 36℃까지 오르면 30℃일 때보다 사망자가 50%나 증가하는 것을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면 밤잠이 부족해지거나 땀띠, 습진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에어컨에 의존하자니 전기요금 부담은 물론 냉방병이나 안구건조증 같은 질병 걱정이 앞선다. 지식경제부는 전력사용량이 정점에 달할 7월 이전에 전기요금을 평균 6% 선으로 올릴 방침이기도 하다.
◇ 지난해 3대 홈쇼핑에서만 200억 대박=지난해 홈쇼핑 시장에선 쿨매트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GS샵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이 판매한 쿨매트 누적 매출만 지난해 8월 2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홈쇼핑 측은 전기요금 걱정이 없는 데다 갈수록 더워지는 기온까지 인기를 끌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래서인지 올해도 쿨매트가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보다 더 극심한 더위가 일찍부터 찾아온 만큼 쿨매트를 찾는 소비자도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쿨매트란 냉각 젤 소재를 넣은 소프트 쿠션 매트다. 냉각 젤 소재가 체내에 있는 열을 흡수해 체내 온도를 2∼3℃ 가량 낮춰주는 효과를 내서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 여름철 기능성 침구인 셈이다.
얼마 전 일본산 쿨매트 1만개를 직수입해 판매한다고 밝힌 이마트에 따르면 쿨매트는 일반 침구보다 5배 이상 냉감 효과를 낸다. 사람이 숙면을 취하기 좋은 온도는 25℃ 전후라고 한다. 기온이 25℃를 넘어서면 열대야 현상을 겪게 되고 잠들기도 쉽지 않다. 쿨매트는 별다른 전기적 장치 없이 이런 숙면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여름철에 인기다.
◇ 쿨매트 실제로 써보니=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쿨매트를 직접 써봤다. 퓨전FNC(www.fusionfnc.co.kr)가 판매중인 시원매트 역시 젤 소재를 쓴 쿨매트다. 쿨매트에 쓰이는 냉각 소재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젤과 빙사 형태가 바로 그것. 빙사 형태는 황산나트륨과 물, 기타 물질을 섞어 만든 것이다. 쿨매트 초기만 해도 빙사 형태가 많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굳어지고 촉감이 안 좋아진다는 것, 물을 많이 첨가해 냉각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 게 문제다.
반면 젤은 폴리비닐알코올과 글리세린, 카복시메틸셀루로오스, 물, 세균방지제 등을 섞어 만든 소재다. 젤 자체가 촉감이 좋은 데다 냉열 전도 능력이 좋다. 시원매트의 경우 젤 소재 제품에서 생길 수 있는 냉각소재가 굳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개선한 것이라고 한다.
겉면에 엠보싱 처리를 한 것도 이런 문제를 개선한 간단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엠보싱 처리를 하면 냉각 성분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줄일 수 있어 냉기도 그만큼 고르게 전달할 수 있다. 젤 소재를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 만큼 쿠션감도 고르게 느낄 수 있다.
제품을 처음 접하면 “무게가 상당하다”는 점에 놀랄 수 있다. 실제로 2인용 시원패드의 경우 무게가 11.5Kg 가량이다. 물론 무겁다는 건 그만큼 냉각 효율이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쿨패드를 써보면 패드 자체가 체내 온도를 빼앗아 가는 것인 만큼 시간이 조금 지나면 덥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시원패드의 경우에는 냉각효과가 기존 제품보다는 더 오래간다. 물론 상대적으로 작은 방석이나 베개는 조금 쓰다보면 냉각 효율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매트는 시원한 느낌을 아침까지 유지해준다. 겉면 재질 덕도 보는 것 같다. 이 제품은 폴리에스터 방수 원단으로 겉면을 감쌌다. 젤 소재가 주는 냉각 효율을 유지하기 좋은 데다 땀이 제품에 스며들지 않아 더운 느낌이 덜하다. 물론 이런 효과 외에 이물질이 묻으면 그냥 젖은 수건으로 닦아내기만 해서 편하다.
쿨매트 시장 전망은 밝다. 이웃 일본에선 의류용 냉감 스프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멘톨로나 에탄올 등 수분을 매개로 냉감 효과를 내는 물질로 만든 스프레이를 의류 겉면에 뿌려 건조시킨 다음 착용하는 형태다. 이런 스프레이를 뿌리면 시원한 느낌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이런 의류용 냉감 스프레이를 포함한 냉각용 상품 시장 규모는 일본에서만 지난 2010년 114억 엔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4%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쿨매트도 마찬가지다. 전기를 쓰지 않고 시원한 느낌을 내는 제품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예비전력이 이미 5월초 마지노선 격인 400kW 수준까지 떨어져 국가적으로 과도한 전력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절전 영향으로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서 선풍기나 부채, 쿨패드나 스프레이 등 냉감용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