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 중국산·저가만 OK…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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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산업이 전반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시장과 저가 제품 시장만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구형 부품이나 공정 기술 수요가 급증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세계 LCD 시장에서 300달러 이하의 저가 패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구동속도 60·50㎐의 저가형 모델 부품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 전년 대비 LCD TV 출하량이 떨어졌을 만큼 최악의 불경기를 겪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저가 모델만큼은 급증세를 보이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을 지탱했다.

LCD TV 시장에서 2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던 300달러 이하 저가 패널 비중은 지난 1분기 40%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1분기 300달러 이하 패널이 대수 기준 22.4%에서 올해 1분기 47.4%로 배 이상 급상승했다고 집계했다. 2분기에는 37.4%로 다소 주춤해지지만 내년까지 30~40%대의 비중은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급격한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전체 매출액에서 저가 LCD 패널 비중이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 금액 기준 10.3%에 머물던 저가 LCD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24%대로 역시 2배 이상 높아졌다.

이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흥 시장에서 보급형 TV만 유독 잘 팔리는 탓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가의 첨단기술보다 저가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LCD 패널에서는 3차원(3D) 입체 영상 구현에 필요한 120·240㎐ 사양은 뒤로 밀리고 있다. 오히려 60·50㎐가 더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60·50㎐ 패널 출하량은 1분기 3200만대에서 2분기 3400만대, 3분기 41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타입도 보급형 직하형 LED 방식이 뜨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출시되는 직하형은 LCD 패널 뒤에 LED를 배치하면서도 수 자체를 줄여 에지형보다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패널에 사용되는 반도체도 구형 기술이 적용된 제품 수요가 많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는 0.35㎛와 0.18㎛ 공정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질 만큼 수요가 갑자기 발생했다. 디지털 반도체는 28나노 양산단계에 이를 정도로 미세 공정이 발달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0.35㎛와 0.18㎛는 오래된 공정으로 밀려났지만 다시금 각광을 받은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구형 기술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일시적이나마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수 있지만 중국에서도 더 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1~2년 내 첨단 기술 수요는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가격대별 세계 시장점유율 비중 (단위:달러)

※2012년 2·3분기는 예상치. 자료:NPD디스플레이서치

디스플레이 시장, 중국산·저가만 OK…대체 왜?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