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 시장이 보급형과 고급형으로 양분되고 있다. 파우치 타입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를 중심으로, 고급형인 캔 타입은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판된 전기차는 파우치(Pouch) 타입의 리튬이온 폴리머 2차전지를 채용했지만 올해 말부터 출시하는 전기차는 캔(Can) 타입의 리튬이온 2차전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용 전기차는 GM의 `쉐보레 볼트`와 닛산 `리프`가 유일하다. 이들은 모두 파우치를 채용했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 출시하는 10개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는 캔 타입이 탑재된다. GM과 닛산을 포함 파우치 타입을 선택한 완성차는 5개다.
파우치 타입은 캔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제품 응용력이 뛰어나고 캔 타입은 제품 완성도 등 신뢰성이 높다. 리튬계 2차전지 배터리 셀은 과자봉지 모양의 파우치와 깡통 모양의 캔, 두 가지 방식이 전부다.
파우치 방식은 소형 전지에서 형태를 얇게 만들기 위해 개발돼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점점 얇아지면서 각광을 받았다. 고객의 요구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구조 변경이 가능하고 캔에 비해 다품종 소량 생산에 유리하다. 대면적의 박형 단셀을 만드는데 효율적이고 표면이 넓기 때문에 열 발산에서 캔 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대량생산 시 품질관리(QC)에 어려움이 있고 고강도 파우치임에도 불구하고 기계적 충격에는 다소 불리하다.
반면 캔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초기 생산원가 등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대량 생산할 경우 공정 단계가 파우치보다 적어 원가 절감 폭이 비교적 크다. 반면 파우치에 비해 셀 구조 설계에 유연하지 못해 모듈 구성 시 공간 활용도 떨어진다.
전지업계는 제품의 신뢰성에서는 캔이, 경제성이나 응용면에서는 파우치가 장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경제성 그리고 생산 효율성, 제품 신뢰성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지만 이 모두를 만족하기엔 불가능하다.
파우치는 일본의 AESC(닛산·NEC합작사)와 LG화학이, 캔은 SB리모티브(삼성SDI·보쉬)와 PEVE(파나소닉·도요타) 등이 채택하고 있다.
2차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는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마케팅전략에 따라 캔과 파우치 선택이 달라진 것”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는 테슬라 모터스나 BMW 등은 캔을 선택했고 가격경쟁력에 유리한 파우치는 보급형 전략의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표】글로벌 전기자동차 업체 배터리 방식 현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