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같은 곳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젤리빈` 공개로 구글을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업계 거인들의 차기 운용체계(OS)가 모두 베일을 벗었다. 각사의 발전 방향은 같다. OS를 중심으로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통합하는 청사진이다.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경계를 허무는 전략 또한 3사가 같다. 애플이 앞서 주도하던 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이제 한 회사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OS 중심 기능 강화=음성인식을 비롯해 지도, 내비게이션, 전자지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OS 기본 기능으로 추가됐다.
아이폰이 출시 초기 두드러졌던 애플 iOS 전략은 더 이상 애플 고유의 자산이 아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양사 OS 전략은 서로 닮아간다. 구글 젤리빈과 애플 iOS6로 접어들며 더 비슷해졌다.
음성인식, 3D지도, 전자지갑, SNS 등 대부분 기능이 두 OS 모두에 담겼다. 애플에 `시리`가 있다면 구글엔 `보이스 서치`와 `구글 나우`가 있다. 구글에 `구글 월릿`이 있다면 애플엔 `패스북`이 있다.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도 닮은꼴이다.
뒤늦게 추격전을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예외는 아니다. MS가 최근 발표한 `윈도폰8`은 애플, 구글과 마찬가지로 SNS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한발 늦었지만 MS도 애플과 구글처럼 앱,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HW-SW 경계 허문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나드는 전략도 유사하다. 애플이 iOS와 아이폰·패드 양동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두자 구글도 호시탐탐 하드웨어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레퍼런스폰을 제조사를 통해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휴대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젤리빈 발표에 이르러서는 스마트패드 `넥서스7`을 발표했다.
MS는 윈도폰8 발표 하루 전 자체 개발한 스마트패드 `서피스`를 직접 선보였다. HW 제조사에 OS를 공급하는 것을 주요 비즈니스모델로 삼았던 MS로서는 파격적인 선택이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애플, 구글에서 자극받아 마련한 전략이다.
이들 움직임은 독자 생태계로 맞서는 아마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출시한 `킨들 파이어`로 미국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애플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치지만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비스업체의 하드웨어 사업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열쇠는 생태계 경쟁력=주요 모바일 플랫폼업체가 사실상 같은 곳을 향해 같은 방법으로 달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MS가 점유율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점을 제외하면 애플, 구글, MS 모두 비슷한 방법으로 스마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삼성전자, 아마존 등을 더하면 향후 모바일 플랫폼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시장조사기관 IDC는 오는 2016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이 iOS를 추월해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두를 유지하는 안드로이드도 점유율 자체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누가 더 빨리, 더 안정적인 레이스를 운영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스를 뒷받침하는 핵심은 생태계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변 업체가 함께 해야 해당 플랫폼이 생존할 수 있다.
이영소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적시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련 생태계를 보다 활성화하는 곳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세대 모바일 OS 비교
자료:업계 종합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