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와 2PM이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면 엄청난 파급 효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곽덕훈 EBS 사장은 K팝 스타를 재능 기부를 받아 올해를 `교육 한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만들었다.
곽 사장은 “교육 기부 차원에서 K팝 스타들이 세계인에게 한국어 한 마디씩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구상해 관계자에게 제안했다”며 “교육 한류는 한국이 세계로 나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교육 한류는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적 사례가 EBS 콘텐츠를 세계 어느 나라 교실에서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EDRB(Educational Digital Resource Bank)의 글로벌화`다. EDRB는 5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을 교사와 학생들이 학습 시청각 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데이터베이스다.
곽 사장은 “EDRB에 축적한 자료를 국내외에 개방해 글로벌 교육 콘텐츠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주제와 교과별로 분류한 자료는 현재 한국어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다. 해외에서 EDRB의 콘텐츠를 활용하려면 다국어 서비스에 적합한 국제 표준의 `메타데이터` 체제가 필요하다.
각각의 동영상에 국제 분류 표준을 적용하면 다국어 서비스가 가능하고 콘텐츠 접근성도 높아진다. 그는 “옷을 사놓고 못 찾는 곳에 두면 입을 수 없다”는 비유를 들며 “해외에서도 손쉽게 자료를 찾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BS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해외에서도 EDRB의 콘텐츠를 다국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메타데이터 체제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담당할 별도 전담 조직도 꾸린다. 현재 EDRB에는 4만6000개의 콘텐츠가 있다. 연말에는 7만개, 내년에는 10만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 방송국들과 온라인 콘텐츠 교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 온라인 사이트에 EBS의 `수학의 원리`가 들어간다. 지난 4월에 업무협약을 맺은 러시아 국영방송인 에르떼에르(RTR)에 기초과학, 항공, 우주 등의 콘텐츠를 교류하자고 제안했다. RTR 측은 EBS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탐냈다.
곽 사장은 “영어의 힘은 세계로 파급되는 미국의 영화, 드라마, 교육 등의 콘텐츠 덕분”이라며 “EBS가 교육 한류의 장을 만들고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