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중심으로 IT주는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상반기 선전했다.
연초 182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삼성전자가 한때 140만원을 넘어사상 최고점을 찍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증시 IT종목 전망은 대체로 밝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한 휴대폰에서 국내 기업의 선전이 기대되고, 반도체 D램 가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게임과 인터넷 등도 신작 게임 출시와 대선 등 이벤트로 인해 수혜가 기대된다. 다만 통신서비스 분야는 규제 이슈로 인해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디스플레이 역시 TV 수요가 살아나는 것이 본격적인 부활의 관건으로 꼽힌다.
◇반도체=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
“하반기 반도체 산업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PC 수요 회복을 기점으로 D램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PC 수요 회복을 전망하는 이유는 △인텔 아이비 브리지가 장착된 울트라북 수요 △10월 윈도8 출시 효과 △HDD 공급 부족 해소 등 세 가지다.
스마트패드 경쟁으로 인한 고사양 PC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과 아이비 브리지 장착 울트라 북은 PC D램 출하량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D램가격은 2Gb 기준으로 엘피다 파산보호 신청 등으로 저점 대비 25%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울트라북과 윈도8 효과 등으로 PC수요가 회복된다는 면에서 소폭 상승할 것을 예측했다.
상반기 공급증가로 하락세가 지속된 낸드도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등 신규 스마트기기 수요에 힘입어 점진적 회복을 점쳤다. `윈도8` 출현은 D램보다 오히려 낸드 수요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윈도8이 윈도7과 D램 사양이 동일한 반면 스마트기기에 최적화된 ARM 설계구조가 지원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기기 수요가 공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낸드 가격 상승은 애플 아이폰5와 아이패드 미니 수요가 본격화되는 7월부터 안정세를 찾을 것이다”며 “D램과 낸드, 시스템LSI 등으로 수직 계열화된 삼성전자의 위력이 하반기에도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장비업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투자확대에 힘입어 연말부터 본격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2차전지=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
“LCD 패널 업황은 3분기까지 개선될 수 있지만 올림픽 이후 8월 이후가 문제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인 TV 판매 추이와 재고상황에 달려있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기기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TV는 올림픽 이후가 문제라고 견해를 밝혔다.
삼성과 LG를 제외한 TV 제조사 판매가 부진한 데다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대형 LCD 패널은 적극적인 생산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 TV제조사는 재고가 적정수준 이하지만 대만 CMI와 AUO는 저가 TV용 패널 생산을 하반기 늘릴 예정이다. 또 재고 수준이 높은 중국 TV 업체와 가동률이 낮은 중국 LCD 패널 업체 하반기 판매 전략이 불확실성 요인이다.
그만큼 대형 LCD패널 판매는 8월 이후가 문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중소형 패널수요는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 불안이 지속되고 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LTE`, 팬택 `베가레이서2` 등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판매가 3분기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하반기 출하량은 증가가 예상된다.
9월 이후 예정된 애플 아이폰5 출시는 스마트폰 출하 경쟁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휴대폰 업체로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되면서 부품가 인하를 유도하겠지만 고해상도 패널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중소형 패널은 가격도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다. 하반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플렉시블 OLED 투자도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 입장에선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차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해상도 플렉시블 OLED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2차전지는 아직 공급 초과가 분명한 상황이지만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이 원가경쟁력 확보하지 못해 국내 기업 IT용 2차전지를 중심으로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관심종목으로는 삼성SDI, 제일모직 등을 꼽았다.
◇휴대폰·가전 부품=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
“상반기에도 그렇지만 하반기에도 스마트폰을 제외한 모든 제품 수요가 위축될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IT 기기가 스마트폰 중심 수요 견인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 산업 모두 고르게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이 나빠진 유럽 통신사업자들이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의 마케팅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스마트폰 가격인하로 이어져 2위군 업체 입지를 위축시켜 선도업체간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
TV수요는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가전하향과 이구환신 종료로 상반기 춘절과 노동절 모두 수요가 저조했다. 유로 2012, 런던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가 있지만 높은 TV 보급률로 인해 신규 수요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소니와 샤프 등 일본 업체는 2012년 전체 LCD TV 출하량 목표를 각각 15~25% 이상 줄였다. 이로 인해 TV 수요는 나쁘지만, 마케팅 비용 감소와 3D TV, 스마트TV로 무장한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된 상태다.
PC는 하반기부터 인텔 아이비 브리지가 탑재된 울트라북과 윈도8 효과에 힘입어 하반기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산업 이익 독점 현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PCB 업체와 관련 부품기업의 수혜도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갤럭시S3 중심으로 쿼드코어 적용 확대, LTE폰 비중 증가 등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종합 부품 업체에 수혜는 물론 PCB 업체인 대덕전자 등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통신서비스=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
“규제 이슈와 대선까지 겹쳐 험난한 하반기가 되겠지만 점진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통신주 주가는 앞으로 이어질 하반기 이벤트를 얼마나 잘 헤쳐 가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상반기 요금인하 압력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MVNO 등 신규 경쟁 사업자 등장으로 사업환경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서민정책 일환으로 요금인하 카드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데다 3G네트워크 활용을 둘러싼 방통위 정책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LTE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도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예상보다 LTE 마케팅 드라이브가 늦게 걸렸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당분간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줄 요인이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의 보이스톡 등 mVoIP는 음성매출 감소를 초래하겠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평가다.
박 연구원은 “mVoIP로 음성 매출이 감소하지만 데이터 매출 증가가 이를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통신서비스 시장이 마냥 악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당 매출액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3G 무제한 데이터 누적 가입자 증가와 LTE 가입자 증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4분기 이후 통신 4개사 영업이익과 순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 저점 수준인 주가도 반등을 예견하는 요인이다.
그는 “현 주가는 역사적 최저점 수준이다”며 “이익 개선이 점차 이뤄질 것을 고려하면 주식을 사야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종목으로는 SKT와 LG유플러스를 꼽았다.
◇게임·인터넷=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하반기 게임과 인터넷은 모바일로 요약될 수 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바일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스마트폰 보급률 향상에 힘입어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향후 신규 업체 진입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모바일광고 시장은 NHN, 다음 등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도 `카카오톡`과 `라인`이 선점했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도 선두업체인 게임빌, 컴투스 등이 과점한 구도다.
시장 성장은 폭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핵심 수익모델인 광고와 게임이 올해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233%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면서 모바일광고 시장이 본격화됨을 예고한 것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는 이미 스마트폰 보급 이전부터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빠른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20개 중에서 15개가 모바일 게임사일 정도다.
정 연구원은 “시장 초기이지만 모바일광고 시장의 경쟁은 이미 끝났다”며 “추가 진입은 어려워 NHN과 다음이 유선 인터넷시장에서 풍부한 콘텐츠와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발판으로 모바일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선 검색시장에서 NHN과 다음의 점유율이 각각 77.2%, 16.1%이며,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도 각각 65.0%, 14.7%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메신저 영향력 확대도 점쳤다. 스마트폰 이용자 80%가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고 이중 71%가 하루에도 여러 번 이용할 만큼 사용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로는 게임빌과 컴투스가 성공한 기존 게임 이용자를 기반으로 신규게임 프로모션에서 성과를 낼것으로 전망했다.
◇스몰캡=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상반기에 코스닥 기업이 주가 부침을 겪었지만 하반기 가격 메리트와 함께 차별화된 실적, 우호적인 정부 정책 등을 감안하면 초과 수익률도 가능하다.”
김동준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상반기 코스닥시장이 시장과 괴리가 심했지만 해외 모멘텀을 통해 차별화된 성장성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기업은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스몰캡 투자 매력 요인으로 △상반기 시장 쏠림과 수급 편중으로 인해 발생한 주가 괴리 △차별화된 실적 △부품소재산업 중요성 △우호적인 정책 변수 등을 꼽았다.
코스닥시장 상승은 2분기를 기점으로 유럽연합(EU)의 재정위기 완화와 함께 중국의 성장성 제고 등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속도가 더 빠르게 붙을 수도 있다.
특히 우수한 기술력이나 영업력을 바탕으로 세트 업체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부품소재 기업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변동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고 실적 차별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재산업은 오랜 연구기간과 막대한 투자비용 부담, 성공에 대한 위험부담 등으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핵심소재를 상용화한 소수 기업이 독과점 형태로 수익을 향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반성장 등 상생정책도 코스닥 기업에 유리한 변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정부 정책 차원에서 상생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 연구원은 “기존 대기업 관련주는 물론 새로 관계를 가질 기업들의 경우 스몰캡 투자에 활력소를 제공해 투자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관심 종목으로 이오테크닉스, 슈프리마, 더존비즈온, 다산네트웍스, 에스에너지 등을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