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풍력사업 칼 빼든다

포스코가 풍력사업에 손을 댄다. 제주도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나선 데 이어 전라남도에서 세계 풍력발전 1위 업체인 덴마크 베스타스와 공동으로 풍력터빈 공장 건설 추진을 검토한다.

포스코의 에너지사업 담당 계열사 포스코에너지는 세계 1위의 덴마크 풍력업체 베스타스와 전남에 풍력터빈 공장 건설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전남이 추진 중인 5GW 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최근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지분투자 비율은 포스코에너지가 51, 베스타스는 49로 알고 있다”며 “공장건설 지역은 대불산단으로 정해질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베스타스는 지난해 전남과 풍력설비 공장 건설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력이 성사되면 전남 대불산업단지에서 직접 풍력터빈을 생산해 5GW 프로젝트에 공급할 전망이다. 포스코에너지는 풍력 기술을 따로 보유하지 않아 투자자로서 풍력터빈 제조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에너지 고위 관계자는 “전남에서 풍력사업을 하려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터빈공장 건설을 고려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베스타스와의 협력 등 사업추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포스코가 풍력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신 성장동력 확보와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공급과잉에 빠진 철강산업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철강업체들은 본업만으로는 생존이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철강기업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이유다.

민간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시작한 RPS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계속 늘려가야 한다. 포스코에너지는 두산중공업과 제주도에서 30㎿ 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올 초 전남 신안에 2㎿ 규모 태양광단지를 준공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포스코는 매년 20~3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풍력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매출확대를 도모하겠다는 포석이다. 주요 부품인 타워와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에 필요한 하부구조물 등이 철강제품이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의 공동투자를 검토하는 등 풍력사업 추진을 지속 고려해왔다.

포스코에너지는 전남 5GW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구성한 `5GW풍력발전협회`에 소속된 포스코에너지·SK E&S·한국지역난방공사·한양 등은 최근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44억원 규모 용역을 발주했다.

5GW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전남이 지난 2009년 계획을 발표했지만 3년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포스코에너지와 베스타스 간 협력이 성사돼 터빈공장을 건설하더라도 단순한 `조립공장` 수준에 그쳐 기술이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 보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베스타스가 핵심부품을 현지에서 들여와 전남에서 조립만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업체가 협력하더라도 대규모 투자를 수행하기보다 전남의 기존 공장을 리모델링해 조립작업만 수행하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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