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단에너지사업 매각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매물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지역난방공사가 지분 50% 매각을 추진하는 인천종합에너지 인수전에는 6개사가 참여한 반면 LH의 아산·배방지구는 매각주관사조차 인수 작업에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아산·배방집단에너지 매각절차를 놓고 1년 연기, 매각 주간사 재선정 등의 대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LH는 지난 13일 매각 주관사를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진행했지만 HMC 한 곳만 참여해 무산됐다. 지난달 21일 첫 입찰에서는 하나대투증권 한 곳만 제안서를 제출해 주관사를 선정하지 못했다. 국가계약법에는 민영화를 위한 매각 과정에는 최소 두 곳 이상의 후보가 입찰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는 매각 성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매각주관사 선정과정에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H는 매각주관사에 대한 보수를 매각 성공 시에만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각이 실패하면 매각주관사에 대한 비용 보전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놓고 주관사들은 치열하게 주판을 튕겼고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3만5000호에 달하는 지역난방 공급세대수와 매각 대금이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매물이지만 탕정, 배방지구개발이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어 초기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과거 지역난방공사가 안산도시개발 지분 51%를 매각할 당시에도 성공 시에만 보수를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본입찰에 6개 기업이 참여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던 모습과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반면 한국지역난방공사 자회사인 인천종합에너지 지분 50% 매각 과정에는 6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미래엔인천에너지, 심팩,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K3에쿼티, 신한비앤피파리바자산운용, 소시어스 등 6개사가 인수전에 참여하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인천종합에너지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약 1만8000세대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 두 차례 매각과정에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용현 학익지구, 송도유원지지구, 도화지구 등으로 공급권역이 확대되면서 규모의 집단에너지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태일 한국지역냉난방협회부회장은 “사업초기 투자비를 얼마나 빨리 회수하느냐가 기업이 관심사 일 것”이라며 “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장상황과 연료비 인상 등 외부환경 악화로 규모가 인수건에 기업들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