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두 LCD 패널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TV 시장에 올인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의 전체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국은 TV용 패널로 대만과 확실하게 격차를 벌였으며, 대만은 상대적으로 모니터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생산을 집중 확대하고 있다. 반면에 양사의 모니터용 LCD 패널 생산량은 앞으로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시장 상황과 계절적 변수에 따라 증감이 반복됐지만 모니터용 LCD 패널은 대형 LCD 제품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낮은 품목이었다. 양사는 모니터 시장 전망이 장기적으로 더욱 어두워지면서 일시적인 생산 조정을 벗어나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TV용 패널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시장 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모니터용 패널 출하량을 거의 매달 10만~20만대씩 줄여가고 있다. 월별 출하량은 지난해 5월(350만대) 대비 올해 5월이 110만대가 줄었다. 대신 TV용 패널을 대폭 늘리고 있는 추세다. TV용 LCD 패널 출하량이 1년 전에는 모니터보다 70만대 정도 많았으나, 이제는 220만대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기간 생산면적도 모니터용 LCD 패널이 월 42만㎡에서 월 29만㎡로 줄었다. TV용 LCD 패널 생산면적은 월 170만㎡에서 202만㎡로 급증했다.
모니터용 LCD 패널 출하량 세계 1위를 달렸던 LG디스플레이도 TV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모니터용 패널 생산면적은 지난 5월 49만㎡로 1년 가까이 한달 50만㎡ 수준에서 정체됐다. 모니터 중에서도 22인치 이하 제품의 출하량을 대폭 줄이고 23인치 이상은 조금 늘렸다. 반면에 TV용 LCD 패널 생산면적은 164만㎡에서 201만㎡로 대폭 늘었다. 모니터 출하량 대수는 406만에서 392만대로 감소했고, TV는 439만대에서 483만대로 증가했다.
세계 LCD 시장 1,2위인 삼성·LG의 생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바뀌면서 TV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대만과 점유율 격차를 더 벌렸다. 대신 모니터 시장에서 대만 기업들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대만 AUO는 지난 1년간 모니터 패널 출하량을 비슷하게 유지해 왔으나, 최근에는 삼성이 출하량을 줄이면서 3위권에 근접했다. 대만 CMI는 6세대 라인에서 생산하던 모니터를 7세대로 옮겨왔다. 덩달아 세계 모니터용 LCD 패널 출하량도 지난해 5월 1773만대에서 1년만에 1524만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수익성을 극대화한 대형 TV 패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수익성 확대를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모니터는 광시야각 기술이 적용된 제품 등 프리미엄 위주로 생산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V용 패널 출하량 추이(단위 만대) NPD디스플레이서치
모니터용 패널 출하량 추이(단위 만대)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