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일류 진입 위한 행보 시작...추가 인수 등 투자 확대

SK하이닉스가 세계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연구개발(R&D) 역량, 특히 낸드플래시 사업이 첫 타깃이다.

최근 수년간 고속 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사실 SK하이닉스는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D램은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도시바·마이크론에 이은 4위에 그쳤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총 설비투자 4조2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우선적으로 낸드플래시 사업에 쏟아 붓기로 한 이유다.

이번 LAMD 인수는 양산 투자와 더불어 R&D 역량도 세계 선두권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기술력 미흡으로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발목을 잡혀왔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도 컨트롤러 기술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는 대부분 외산 제품에 의존하거나 일부 공동 개발을 통해 컨트롤러를 확보하는 수준이었다.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컨트롤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를 앞서 개발했던 것과 비교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수년간 e-MMC와 SSD 등 고성능 제품에 주력키로 하면서 컨트롤러 기술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메모리 용량과 인터페이스 속도가 증가할수록 컨트롤러 기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적인 기술 개발 역량의 한계를 조기 극복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했다. 기술 개발 협력 관계를 유지했던 LAMD를 전격 인수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다.

LAMD 인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선두권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의 아이디어플래시를 사들여 현지 연구개발 센터로 전환, 설립한지 불과 일주일여 만이다. 특히 LAMD는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팹리스 회사다. 직원은 15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번 인수 금액은 무려 2870억원에 달할 정도다. 앞서 SK하이닉스는 IBM과 차세대 PC램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잇따른 행보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의 만년 추격자에서 선도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시장 변화와 고객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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