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물이라는 뜻의 `성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은 생태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물질의 구성요소 중 하나다. 물이 지닌 이런 중요성으로 인해 거의 모든 종교에서 물은 독특한 상징과 의미를 지닌다.
이집트 고대 종교에서나 인도의 힌두이즘에서도 제단에 오르기 전에 물로 몸을 씻고 부정을 쫓는 의미에서 물을 뿌렸다.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에서도 구약시대부터 성수를 사용하며 종교적으로 정화의 힘을 발휘하는 등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유대교에서도 물은 전통적으로 성스럽게 쓰였으며 이런 전통이 그리스도교에도 그대로 전승됐다. 기독교에서는 물로 죄를 씻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세례예식을 통해 이제 물은 새로 태어남의 표징이 됐다. 천주교에서는 성수를 전례에 사용하기 위해서 물이 상하거나 변하지 않도록 소금을 조금 넣어 사제가 축성한 거룩하고 깨끗한 물을 의미하게 됐다. 축복을 기원하고 귀신을 쫓는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는 성수는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또 다른 면이라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세계적으로도 물을 신성시하고 소중히 다루며 그 의미를 경건하게 다뤘는데, 아마도 수도나 정수 시설이 없던 시대에 물의 소중함을 보편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그런 기원이 생기지 않았지 하는 추측을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물의 소중함보다는 당연히 언제든지 쓸 수 있고, 마실 수 있는 저렴한 물질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질오염은 가속화되고, 맑고 깨끗한 물은 부족하다. 대부분 먹는 물은 정수해서 마시거나, 사서 먹고 있는 상황인데 성수로까지 쓰이는 물의 귀중함을 되새기며 수자원확보 산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