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시장 개척에 안간힘이었던 일본 샤프에 이어 최근 한국·대만 LCD 패널 업체들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세계 TV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대형 프리미엄 TV가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프가 80% 이상 점유한 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에 근래 한국과 대만 패널 제조사들도 출사표를 냈다. LCD 패널 제조사들이 본격 양산하는 올 하반기부터는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출하량이 역대 처음 분기당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시장은 유일하게 10세대(2880×3130㎜) 라인을 가동중인 샤프가 장악해 왔다. 샤프의 10세대를 제외한 8세대(2200×2500) LCD 라인에서 최대 55인치 패널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소비 양극화 현상이 확산되면서 50인치대를 넘어서는 대화면 초고선명(UD) TV에 대한 요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UD는 60인치 이상 대면적에서 제값을 발휘할 수 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샤프의 60인치와 70인치 TV가 최근 들어 호응을 얻자 대형 패널 출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0인치 이상 LCD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LG디스플레이도 하반기부터 대형 패널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더엔피디그룹(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해 하반기부터 60인치 패널을 분기당 3만대 가량 생산해왔으나 하반기부터는 5만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60인치와 72인치 패널 양산에 착수한다. UD용으로는 84인치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대만 AUO도 65인치 LCD 패널 생산량을 하반기부터 10만대 이상으로 대폭 늘린다. 산화물 TFT 공정 도입 과정에서 생산량을 일시적으로 줄였던 샤프는 하반기께 생산량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혼하이는 지난 3월 샤프 10세대 라인을 운영하는 샤프의 자회사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 지분 46.5%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10세대 공장 물량의 구매권을 확보했다.
대형 패널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면 8세대 이상 투자도 세계적으로 다시 촉발될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이 인기를 끌다보면 8세대보다 더 큰 세대 투자가 다시 점화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대형화 바람은 80인치대까지는 꾸준히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5인치를 넘어서면 투자 문제도 있지만 일반 가정에는 들여놓기 힘들다. 장진 경희대 교수는 “일반 가정 문 크기에 견주어 볼 때 84~85인치가 최대일 것”이라며 “그때까지 TV 대형화 요구는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출하량 추이(단위 천대)
출처: 디스플레이서치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