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IT한류 현장을 가다]세계로 뻗는 한국형 자본시장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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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한국거래소(KRX·이사장 김봉수) IT 실크로드가 드디어 유럽을 향했다. KRX IT시스템 수출에 새로운 한 페이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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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KRX는 벨라루스공화국 재무부와 증권시장 현대화 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번 MOU로 KRX는 벨라루스 증시 증권 법규, 시장제도와 IT인프라 구축 자문을 맡게 된다. 이후 IT시스템 수출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벨라루스 진출은 국내 자본시장에 많은 의미를 던져준다. 동유럽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던 NYSE-유로넥스트를 제치고 시스템 수주에 성공해 꿈에 그리던 선진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둔 것이다. 또 동유럽을 시작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형 증시 시스템 “세계로 세계로”=한국형 증시 시스템 수출은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베트남 증시 현대화를 위해 1996년부터 공을 들였지만 해외 사업은 녹록지 않았다. 자국 정치와 경제 시스템이 녹아든 자본시장 안방 구축을 쉽게 허락할 국가는 없다.

베트남은 1996년 트레이딩 시스템을 수출한 후 그간 시장 지원과 교육으로 10년 만에 현대화사업 가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을 정도다. 그만큼 벽이 높다.

도전은 계속됐다. 이후 2006년 5월 말레이시아 거래소 채권매매와 감리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KRX에 신뢰가 커져갔다.

성공적 개발에 만족한 말레이시아 요청으로 2008년 4월 2차 개발프로젝트를 수주했고 이어 2009년 10월 베트남 증권시장 차세대 시스템 수출 가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차세대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수출은 속도를 냈다. 차세대 시스템은 개발기간 22개월 만인 2009년 3월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다. 1042억원이라는 개발비가 투입됐다. 그간 분산돼 있던 IT 시스템을 통합하고 자본시장법 발의에 맞춰 법·제도도 마련했다. 그야말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시스템이 완성됐다. 최근 벨라루스와 증시현대화 MOU를 교환한 것은 물론이고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등과 잇달아 증시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우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다.

◇신흥시장 증시 개설 주도=KRX 해외 진출은 시스템 수출이나 시스템 개선사업에 국한되지 않았다. 바로 신흥국가 시장 개설에 참여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캄보디아 거래소다. 지난 4월 18일 개장한 캄보디아거래소는 한국형 KRX 시스템으로 문을 열었다. 시스템 구축은 지분투자로 연결돼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캄보디아 경제는 최근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상장기업도 빠르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지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역할도 커질 것으로 평가된다.

캄보디아에 앞서 KRX가 합작해 증시를 개설한 라오스도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오스 중앙은행이 51%, KRX가 49%를 투자해 지난해 1월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KRX 공동 경영진이 구성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내 2~3개가 업체가 추가 상장 예정으로 역시 성장이 기대된다.

IT시스템 수출과 신흥 시장 개척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치호 KRX 해외사업실 팀장은 “미얀마 등 신흥시장은 물론이고 아제르바이잔, 태국, 모로코, 페루, 카자흐스탄, 파나마 등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며 “다양한 국제 행사와 콘퍼런스 참여로 대외인지도를 높여 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프놈펜(캄보디아)=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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