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시장에 중고기계 한류 바람 일으킨다

정부가 중고 기계 거래를 활성화하고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화 공단에 대규모 유통단지를 조성한다. 산발적인 중고기계 거래를 한 곳에 집중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기계 수요가 많은 지역 바이어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중고기계는 고철값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유통단지 구축을 계기로 거래 활성화뿐 아니라 수출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업계 및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135억원을 투입해 시화공단에 기계 산업 유통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300여개 기계 유통업체를 집적하고, AS 업체 및 부품상들도 유치할 계획이다. 민간투자 금액까지 포함하면 총 4100억원을 유통단지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이 별도 법인을 만들어 운영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산하기관 및 관계부처와 협의해 유통단지에서 수출보증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KOTRA는 바이어가 구매하려는 기계 정보를 수집하고, 유통단지에서는 중고기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거래를 주선한다. 중고기계 경매사·감정사도 양성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중고기계 성능검사 기준을 마련해 판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동남아 제조업체들이 한국산 중고기계에 익숙해진다면 향후 설비투자를 단행할 때 추가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동남아에 기계 한류를 불러일으키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동남아 기계 시장을 장악한 화상(華商)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열고, 수출 상담회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밀링 머신 및 선반 등 공작기계는 수명이 굉장히 길어 동남아 등 신흥국에서 아직 사용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중고기계를 고철 값 수준에서 매매됐지만, 유통단지 설립을 계기로 제대로 된 거래가 활성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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