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에 반했어~이것이 '이차'의 품격?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5월말 부산모터쇼를 기점으로 신형 M클래스 판매에 나섰다. 벤츠 M클래스는 1997년 처음 등장한 럭셔리 SUV다. 당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쥬라기공원2`에 얼룩무늬 위장도색을 하고 등장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원래 M클래스는 군용차에서 파생된 벤츠의 박스형 SUV `G클래스`를 대체하기 위한 모델로 기획됐다. 1990년대 초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와 제휴해 `파제로`의 플랫폼을 활용하려다가 일이 틀어지자 벤츠가 독자 개발에 나섰고 미국 시장 전략 모델로 앨라배마에 새로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끝에 결국 빛을 보게 됐다. 현재 경쟁 모델로 거론되는 BMW X5 등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개척했으며 판매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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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은 방식이었던 초대 M클래스(ML클래스라고도 한다)와 달리 2005년 등장한 2세대부터는 승용차처럼 모노코크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3세대에 해당하는 이번 M클래스는 고급 세단의 감각이 한층 짙어진 듯하다. 최신 벤츠 승용차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패밀리 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앞 휀더와 뒤 휀더 사이를 연결하는 측면의 선과 굴곡들을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차체 크기는 길이와 폭이 약간씩 증가했는데 실내 공간의 여유는 그보다 효과가 더한 느낌이다. 유난히 높이가 낮아 보이는 뒷좌석 등받이는 각도조절이 가능하고 방석과 함께 앞으로 접었을 때에는 2010ℓ 용량의 적재 공간이 생긴다. 다른 벤츠들에서 보던 조작부가 그대로 옮겨진 운전석 주변은 친숙한 느낌이다. 모델별로 마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벤츠 SUV에 잘 어울리는 견고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이다.

신형 M클래스는 ML250 블루텍, ML350 블루텍, ML63 AMG의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시승차인 ML250 블루텍(The new ML 250 BlueTEC 4MATIC)은 3세대 M클래스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차에는 차체 크기와 무게에 비해 자칫 부족하게 보일 수 있는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돼 있다. 이름은 `250`이지만 실제 배기량은 2143cc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엔진은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51.0㎏.m의 높은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3.0ℓ 6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했던 구형 M클래스의 ML280 CDI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7단 자동변속기 `7G-TRONIC PLUS`와 상시 4륜구동 시스템 `4MATIC`을 거쳐 정지 상태의 ML250 블루텍을 9.0초만에 시속 100㎞에 이르게 한다. 고속에서는 밀어붙이는 힘이 달린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용영역에서 티가 날 부분은 아니다. ML350 블루텍과 비교하면 결국 4기통의 소음, 진동을 상대적인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으나 벤츠의 명성에 흠이 될 수준은 아니다. 특히 뒷좌석에서는 디젤차임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편안하며 운전대는 저속에서 다소 가벼운 느낌을 준다.

ML250 블루텍은 다운사이징과 함께 가격 문턱을 7천만원대로 낮춰 차체 길이 4.8미터짜리 벤츠 SUV에 보다 많은 이들이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2014년부터 적용될 EU6를 이미 만족시키는 벤츠의 친환경 기술 `블루텍`으로 배기가스 저감과 고연비, 고효율을 실현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11.9㎞/L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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